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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림의 왕 수니 Oct 11. 2024

3차 SOS(아이와 나) - 집단 상담(1)

양육 스트레스 관리 부모교육 참여

  아이는 두 돌이 다가오자, 매일을 싫다는 말만 했다. 자기 뜻대로 안 되면 길 한복판에서 갑자기 주저앉아버렸다. 그러다가 완전히 드러눕기도 했다. 본격적인 훈육이 필요했다. 육아서와 유튜브로 공부한 이론(공감- 훈육 or행동제한 - 대안제시)을 적용해 보았다.


  처음에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더니, 아이는 더더욱 그랬다. (벌써부터..ㅠㅠ) 통과의례 같은 발달사항으로 보자니, 또래 친구들은 안 그래 보였다. 그렇다면 아이마다 기질이 다른 것이 이유일까? 아니면 내가 잘못 습관을 들인 걸까? 왠지 모르게 후자의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주 양육자의 무게를 견뎌라.


  아이는 어느 날부터 하원 후에 꼭 놀이터를 가자했다. 나의 주된 스트레스 상황은 여기서 발생했다. 아이는 나와는 달리, 타인에게 다가가는 것이 서스름 없었다. 더불어 궁금한 것은 직접 만져봐야 했다. 주타깃은 본인보다 연령이 높은 아이들의 장난감(킥보드, 자전거, 줄넘기 등)과 간식 가방이었다.


  타인에게 피해가 될 수 있는 행동은 제지하고 상황을 전환했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규칙을 알려주는 일은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어려웠던 점은 타인에게 크게 피해가 가지 않지만, 단지 내 성향상 견디기 어려운 상황을 마주할 때였다.


  이를테면 간식을 두어 개 나누어 받았음에도, 그것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 더 달라는 것이었다. 다른 곳으로 데려가려 하면, 크게 울고 드러누웠다. 그러지 않을 땐, 놀다가도 다시 그쪽으로 찾아갔다. 모천회귀를 하는 한 마리의 연어처럼 말이다. 배고픈 것일까 싶었지만 이는 하루만의 일이 아니었다. 어린이집에서 그리고 내가 챙겨 온 간식까지 든든히 먹은 후에도 그랬다.


아이는 나와는 달랐다.
새로운 사람과의 새로운 경험을 즐거워했다.


  사실 이렇게 호기심이 가득한 것은 아이의 큰 장점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이를 자연스레 받아들이기가 조금 어려웠다. 내향적인 데다 남에게 신세를 지는 것을 매우 불편해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여름이 되자 더욱 버거워졌다. 아이를 따라다니기도 힘든데, 차분하게 대처를 하는 것은 내겐 고난도 과제였다. 하원 시간이 다가오면 미간부터 찌푸려졌다. 계속된 긴장을 참았다가 집에 오면, 별일 아닌 일에도 화가 났다.


  양육 스트레스관리 부모교육 참여

  그 무렵 때마침 구에서 실시하는 '부모교육 집단상담' 안내 문자를 받았다.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모듈은 각 3회기로 실시했다. 내가 참여한 모듈 2는 '완벽한 부모 스트레스'로, 나의 양육 스타일 점검하고 현재 스트레스를 파악해 보았다.


<현대 사회 자녀 양육 유형>

헬리콥터맘 : 헬리콥터처럼 자녀 주변을 빙빙 돌며 과잉 보호하는 엄마. 아이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함. 학업, 숙제, 교우관계까지 챙기고 대입, 취업, 결혼까지 간섭한다.

인공위성맘 : 자녀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적극개입보다는 멀리서 지켜보는 엄마. 자녀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지켜보되,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는다.

알파맘 : 탄탄한 정보력으로 자녀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엄마. 남다른 정보력으로 자녀를 이끎. (드라마 SKY캐슬의 예서 엄마) 자녀가 부모의 결정을 따르도록 통제하기도 함.

베타맘 : 자녀의 결정을 존중하고, 원하는 삶을 살도록 조언하는 엄마. (드라마 SKY캐슬의 우주 엄마) 자녀의 행복과 독립성을 중시. 자녀가 스스로 결정을 내리도록 도우며 자신의 뜻을 강요하지 않음.

타이거맘 : 자녀를 엄격하게 훈육하는 엄마. 아이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알아서 하지 않기 때문에 부모가 자녀가 위한 길을 모색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함.

스칸디맘 : 북유럽 육아철학을 따름. 자녀에게 자유를 주는 조력자 역할을 하며, 자녀와의 정서적 유대감을 키운다.

잔디깎이맘 : 균일하게 잔디를 깎듯 자녀와 그 앞의 장애물을 관리하며, 반듯한 아이로 다듬으려 함.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판단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경향도 있음.

빗자루맘 : 빗자루로 쓰레기를 쓸어내 듯 자녀 앞의 장애물을 적절히 치움. 간섭은 최소화함. 자녀의 학업의 방해가 되는 환경은 정리하되, 자기 주도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함.

  

분노의 기저에는 불안이 있다.
그리고 불안하기 때문에 완벽해지려 한다.

  상담을 해주신 교수님은 내게 위와 같이 조언해 주었다. 다시 놀이터 상황을 떠올려보면, 오히려 다른 사람들은 아이를 너그럽게 이해했다. 간식이 없어 더 못 주는 것을 아쉬워하고 미안해했으니까. 가장 가까이서 아이를 이해해야 할 내가, 나의 불안감을 전가하여 유난스러운 아이로 여겼던 것이 아닐까?


  우리는 신이 아니다.
완벽주의를 버리고 너그럽게 이해할 것.


 돌이켜보면, 나는 늘 통제할 수 없는 세세한 요소들까지 인정하기보다 조정하려 했다. 아마 이에 대한 큰 이유는 성장환경 탓이었던 것 같다. 늘 불안했기에 할 수 있는 한 완벽하게 대비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강박이 되려, 스스로를 위축하고 당황하게 했다. 결국 또다시 불안을 끌고 오는 악순환에 빠졌다.


우로보로스의 딜레마 (사진 출처: 위키백과)


  나의 과거의 성장배경이야 어쩔 수 없고, 그렇다면 이러한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렇게 다음번 집단 상담에 찾아올 이유가 더욱 명확해졌다.  



낀대의 여덟 번째 Solution

1. 양육 스트레스 관리 부모교육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

 : 영유아 부모들이 현재 겪고 있는 현실적인 양육 스트레스를 점검해 보고 집단 상담기법을 이용하여 마음을 다독이고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모교육. 스트레스 요인에 따라 4가지 모듈에 참여하며, 적절한 관리를 통한 긍정적인 양육을 도모함.


2. 나의 불안에 대한 이유를 고민하기. (참고서적 : 정신과 전문의 최주연 박사의 불안 버리기)

 : 불안을 공포로 이끄는 두 가지 요소는 '막연함', '통제력 상실'이라 한다. 양육 상황에서는 어린아이들의 특성상 이 두 가지 요소가 높으니, 육아를 하며 더욱 예민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또한 다른 양육자들의 경우에도 고민의 상황은 달랐지만, 맥락은 비슷했다. 즉, 우리가 유별나거나, 내가 잘못 가르쳐서가 아니었다. 덧붙여 상담 교수님은 아래와 같이 말씀하셨다.

 "제가 상담가라고 제 아이는 안 그랬을 것 같죠? 어휴.. 안 그래요~! 우리 아이는요, 센터에 치료받으러 오는 아이들의 문제 행동이 아주 종합세트로 있었어요. 그 덕에 제가 상담가로서 더욱 성장했죠.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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