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부자가 된 것만 같아

by 캐서린

종묘에 갔다가 익선동에서 점심 식사를 하게 됐다.

들어갈지 말지 좀 망설이다 아이와 남편이 좋다고 해서 프랑스 레스토랑에 가게 됐다.


말끔히 유니폼을 차려입은 웨이터들이 서있었고 테이블에 나이프, 포크, 스푼이 놓여져 있었고, 특이하게 생긴 스테인리스 물병에 물이 채워져 있었다. 식당이 아니라 레스토랑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곳이었다.


자리에 앉아서 몇 초가 흐르고 아이가 말했다.

"우리가 부자가 된 것만 같아."


놀랐다.

딱히 부족함 없이 먹이고 입히고 키웠는데 저 말을 들으니 헛웃음이 나왔다.


나와 남편은 스파게티 같은 걸 파는 양식 레스토랑을 거의 가지 않는다. 그간 외식을 하게 되면 거의 고깃집, 한식 위주의 식당, 국밥집, 돈가스집 뭐 그런 친근하고 푸근한 이미지의 집을 주로 갔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식당들이 이 레스토랑보다 다 저렴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 이렇게 나이프가 놓인 레스토랑에 오니 아이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여기는 깔끔해 보이고 좀 비싼 곳 같고 부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나 보다.


스파게티를 좋아하는 아들인데, 요 근래 너무 엄마, 아빠 입맛에만 맞추어 다녔나 싶기도 했다. 이런 레스토랑은 세 개를 시켜도 사실 배가 막 부르지 않아서 잘 먹는 우리에게 가격 대비 그다지 매력적인 곳이 못 된다.

그렇지만 이렇게 좋아하는 아들을 보니 가끔 좀 소식하더라도 레스토랑이라는 곳에 가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날이었다. 가격은 비싸도 맛은 참 좋더라.



예상 외로 너무 맛있었던 홍합요리와 스파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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