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출판사에 '물고기 이야기 에세이'를 투고하겠다고 나에게 약속했다. 그리고 블로그에 공표까지 했다. 이때가 12.12이니, 17일이나 지났다. 오늘이 벌써 12.29. 금, 고작 이틀 남았다. 과연 퇴고를 끝내고 출판사에 투고가 가능할까? 오늘은 투고 현황과 퇴고하며 느꼈던 이야기를 휘리릭 써봤다.
토 나온다.
아직도 1차 퇴고를 못했다. 출간 기획서 초안을 완성하고 프린트해서 반절 정도 봤다. 벌써 토 나온다. 이건 퇴고가 아니다. 그냥 다시 써야 할 정도로 엉망이었다. 분명히, 몇 번을 고치고 수정하고 공을 들여서 썼던 글인데 다시 읽어보니 이보다 더 손발이 오그라들고, 못난 글은 없었다. 글쓰기 고수님들이 글을 쓴 후에 숙성시킨 후 다시 봐야 한다고 했던 말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컴퓨터로 글을 보는 것과 프린트해서 보는 것은 전혀 다른 작업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소리 내서 읽어봤다.
왜 그토록 소리 내서 읽어보라고 했었는지 알게 되었다. 소리 내서 읽어보니, 중간중간 아스팔트 방지턱에 '턱' 하니 걸리는 것처럼 어색한 문장들이 마구 튀어나왔다. 읽다가 막히면 어색하지 않게 수정하고 고치고 다듬기를 계속 반복했다. 끝도 없었다. 점점 술술술~ 읽히는 글로 변하고 있었지만 아직 멀게만 느껴졌다.
목차 초안
프롤로그 : 신비롭고 평온한 나와 그대
신비로운 그대
나는 왜 물고기를 키우게 되었나?
안시는 한없이 따뜻한 남자
버려진 화분
물멍 한잔 하실래요?
만자니타 유목 불법주차의 범인은?
그놈 수염은 미라클모닝 기지국
용궁으로 초대
아기 니모의 꿈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와이프 명품백 사주기로 했는데 CRS 너마저
물생활 청소 필수템 3가지 없으면 개고생
복리의 마법어항
풍수지리 신봉자 어항 명당자리는?
수초어항 만들기 대작전 1탄
수초어항 만들기 대작전 2탄
수초어항 만들기 대작전 3탄
공생 가족
나의 로망 수초어항 나의 사랑 와이프
아빠는 글을 쓸 테니, 너는 그림을 그려라!
뽕 따러 가세 ~
어항 속에도 메리 크리스마스, 녹색 눈사람!
아무튼 물고기 살려 ~ 밤호수 편집실
에필로그 : 전지적 물고기 시점
목차는 총 19개의 꼭지 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하여 총 21개로 구성했다. 원래 보통 단행본은 최소 32개 ~ 42개 글은 필요하지만 '아무튼 시리즈'의 얇고 작은 책의 특성에 맞게 구성해 봤다. 이 정도 분량이면 작은 책 만들기에는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물론 단행본 출간을 위해서 매주 브런치에 '물고기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뭐든 좋다. 단행본, 아무튼 뭐든지 언제든지 연락 주시길요.
글을 마치며
마감의 힘을 믿어보자. '아무튼 투고 ㅎㅎㅎ' 일단 투고해 보기 전략으로! 일단 투고해 보고, 투고 경험을 쌓아보자. 보통 100군데 정도 넣어도 될까 말까 한다고 하니 실망하지 말고 그냥 넣어보는 걸로 ㅎ. 한 가지 걱정은 물고기들이 상태가 좋지 않다. 용궁 가기 전에 출간계약이 되어야 할 텐데 걱정이다. 용왕님 보시고 계시죠? 용왕님 아들 파도를 잊지 않으셨게 죠.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