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 신화』,『전락』

우리는 무엇에 침묵하는가

by 시지프


한 인간은 그가 말하는 것들에 의해서보다 침묵하는 것들에 의해서 한결 더 인간이다. 내가 말하지 않고 침묵하려는 것은 많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인에 대하여 판단을 내려 본 사람들은 그 판단의 근거를 확립하기 위해 우리보다는 훨씬 적은 경험을 하고 판단을 내렸다고 나는 굳게 믿는다.
- 알베르 카뮈, "시지프 신화" -
진정한 사랑이란 예외적인 것이라 한 세기에 두서넛 있을까 말까 합니다. 그 밖의 경우에는 허영, 아니면 권태가 있을 뿐입니다. 나로 말하자면 포르투갈 수녀와는 딴판이었지요. 나는 냉담한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다감하고, 게다가 눈물도 잘 흘리는 편입니다. 다만 나의 감격은 언제나 내게로 향하고, 나의 감동은 나에 관한 것입니다.
- 알베르 카뮈, "전락" -

한 인간은 너무 복잡하다. 나의 인간적인 모습은 내가 애써 침묵하는 것으로부터 드러난다. 하지만 우리는 그가 말한 것을 근거로 타인을 판단하기 마련이다. 거짓말이 차라리 더 진실을 드러내기 쉬울 지도 모르겠다는 혹자의 말이 생각난다. 내가 감동받았다고 말하는 것은 결국 나를 위함이 아닐까. 과연 진정으로 타인을 돕는다는 것이 가능한 걸까. 타인의 숨겨진 모습을 모른채 배려라는 명목으로 말했던 작은 것들에 대하여 부끄러워지는 오늘이다. 유유자적(悠悠自適)이라는 말에 더 끌리게 되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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