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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 서연 Sep 22. 2023

* 발레와 만난 피아노

“Music for Ballet Class“ 함께 들어요

영국 국립발레단의 발레리나 나타샤 마이어


”제 음악이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쉼이 된다면 기쁠 것이고, 여러분들의 아이디어 발상에 가치있는 원동력이 되어 함께 비상할 수 있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입니다.“ - 최지원 발레 피아니스트 Vol. 2에서 -    

      

취미로 발레를 배우면서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무용 선생님들이 음악을 정말 잘 안다는 점이었다. 그러고보니 내가 한동안 간과하고 있었다. 춤과 음악이 하나라는 것을...


특히 음악에 대한 감각이 특별하게 뛰어난 무용 선생님들은 수업 시간에 사용할 음악들을 너무나도 잘 선곡해오셨다. 그리고 동작들을 시연하면서 선곡해 온 음악에 대한 설명을 잘 하셨다. 무용 선생님들이 설명하는 음악은 곧 춤으로 표현하는 음악, 춤에 대한 연출 지시였다.     


무용 선생님들의 뛰어난 음악적인 감각은 저절로 무용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선생님들에게 연주자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구입할 수 있는지를 여쭤보았고, 관심은 곧 무용 음반 수집으로 이어졌다.                



국립발레단의 김지현 발레 피아니스트


국내 무용 음반 중에서는 가장 먼저 샀던 음반들이다.

감성적인 곡들과 경쾌하고 활기찬 음악들이 함께 수록된 1집, 러블리하고 사랑스러운 2집은 발레리나들의 아름다운 신체라인을 컨셉으로 한 음반 자켓이 특징이다.     


개인적으로 김지현 발레 피아니스트를 실제로 본 적이 있다. <백조의 호수> 군무로 위댄스 페스티벌참가하게 되면서 국립 발레단 이재우 발레리노에게 마스터 클래스를 받았었는데, 그 날 김지현 발레 피아니스트가 클래스 내내 반주를 해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영광이었는데, 정작 그 때는 몰랐다. 음반에 사인도 받고 사진도 찍을걸. 지나고 나니 아쉽다.

https://naver.me/GcniJ3cc

https://naver.me/55RvEs7w



이화여자 대학교 무용과의 최지원 발레·현대무용 피아니스트


개인적으로 커피 애호가이다. 아메리카노나 핸드드립 커피도 좋아하지만 벨벳 원단처럼 곱고 부드럽게 거품을 낸 우유로 만든 카푸치노도 좋아한다. 이렇게 벨벳 밀크로 만든 카푸치노는 부드러우면서도 그윽한 커피 향미로 인해 언제나 풍부한 감성과 따스함이 느껴져서 좋다.     


은은하고 부드러운 음색. 몽환적인 색채. 최지원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들을 때마다 벨벳 원단같은 카푸치노가 생각난다. 카푸치노처럼 풍부한 울림과 깊고 편안한 음색. 그리고 연주자의 은유적인 감수성은 무용 음반을 넘어서서 연주회용 음악이라는 생각 들게 한다. 평소 깊이 있는 사유와 미술 애호가이가도 한 연주자의 통찰력과 감수성이 연주에 그대로 묻어난다.     


특히 음반 2집에 마지막 보너스 트랙에 수록된 쇼팽의 녹턴은 피아니스트로서의 연주 철학과 그녀만의 소리와 색채를 느낄 수 있는 크나큰 선물이다.

(인스타그램 @choi_ji_won_piano)


https://naver.me/GqNUFP8P


https://naver.me/GgPZKDJl


https://naver.me/Fx9jfBj6



한 음, 한 음...음의 길이를 충분히 누른듯한 묵직한 터치와 너무 감정과잉하지 않은 그윽한 연주.

다른 피아니스트들과는 달리 여러 악구를 엄청 빠른 속도로 프레이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속도조절을 하면서 균형감있게 프레이징을 하는 등 클라우디오 아라우가 연주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듣고 있으면 테누토, 마 논 트로포, 템포 루바토라는 연주기법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문득 발레시간에 ‘아다지오’를 출 때가 생각난다. 발레 안무는 빠른 템포의 춤도 어렵지만 ‘아디지오’가 더 어려운데, 이유는 매우 느린 템포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서도 모든 동작들이 축 늘어지지 않아야 하고 균형감있게 음악과 공간을 꽉 채워야하기 때문이다.     


아다지오를 출 때마다 발레 선생님들이 늘 하시는 말씀이 있다.

“음악 다 쓰세요.”

“음악을 버리면 안돼요.”     


아라우의 연주를 들을 때마다 이렇게 느린 연주가 어쩌면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느린 템포의 ‘Adagio’는 프로 무용수들도 춤추기가 어렵다고 한다. 배우들이 ‘콘티’를 보고 캐릭터 연구를 한 후 대본의 빈공간을 채우면서 자신이 맡은 인물을 구축하는 것과 비슷하게 발레 무용수들은 흐르는 아다지오의 선율을 발레라는 춤으로 무대와 공간을 가득 채워야 한다.

“센터의 아다지오는 클래스의 꽃이자 여왕이며 그리하여 고결하며 눈부시게 빛납니다. ” - 최지원 발레 피아니스트  중에서 -

https://naver.me/FrAFUI5c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실뱅 듀랑 발레 피아니스트


실뱅 듀랑의 연주는 취미 발레를 처음 시작했을 때 샀던 음반이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사용했던 음악들이 너무 좋아서 연주자와 구입할 수 있는 곳까지 여쭤보았다. 선생님은 ‘사운드 오브 발레’라는 사이트를 알려주셨고, 그 날 나는 당장 구매버튼을 눌렀다. 프랑스에서 직수입해오는 음반이라 받기까지 시일이 걸렸다. 난생 처음으로 샀던 발레 클래스 음반. 그래서 그런지 더욱 애착이 간다.

https://naver.me/59ibHVPa




영국 로열발레단의 데이비드 플럼톤 발레 피아니스트


이 음반 역시 발레 선생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로열 발레단의 발레 피아니스트가 팝송 등의 대중음악을 발레 스텝에 맞게 편곡, 연주한 음반이다. 그래서 그런지 영국 무용 음반인데도 유럽적인 색채보다는 톡톡 터지는 콜라처럼 미국적인 감성이 물씬 느껴는 음반이다.

https://naver.me/57rHdhd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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