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첫째는 호기심이 참 많다. 뭐든 만져보고, 해보고, 끝까지 보면서 궁금함이 해결되어야 자리를 뜬다.
멍 때리고 있는 것 같지만, 머릿속은 매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천천히 반응하고 표현한다.
"엄마~"
그러면 나는 하던 일을 멈추고 "응?"하고 귀를 기울인다. 왜냐하면 우리 첫째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우리 집은 공부 사교육을 하지 않고 있다. 아직 첫째는 4학년이기도 하지만, 이 아이는 자기가 궁금하면 어떻게 해서든 찾아보고 해 보고 알아낸다. 그 과정이 충분히 공부라고 생각한다.
둘째가 '엄마'를 10번 부를 때, 첫째는 1번 부른다. 그 와중에 둘째와 오디오가 겹친다. 꼭 형아가 이야기할 때 둘째도 같이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잠깐 둘째에게 말한다. "잠깐만~ 형아가 먼저 말했으니까 듣고 얘기 들어줄게." 한다.
첫째는 자기가 책에서 본 내용이나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 있었던 일들을 나에게 얘기해 주면서 물어본다. "엄마는 어떻게 생각해?" 하고 말이다.
"음, 글쎄~ 네 생각은 어떤데?"
"난 잘 모르겠어."
"음... 엄마도 자세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그거의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은 뭐래?"
"이런 것들이 있대. "
"그러면 너는 어떤 쪽이 더 수긍이 가?"
"둘 다 수긍이 가서 잘 모르겠어."
"그러게. 엄마도 다 수긍이 가긴 하네. 엄마는 이런 점이 좀 우려되기도 하고."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얘기를 나누면 첫째는 만족스러워한다. 그리고 또 자기만의 할 일에 몰두한다.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우리 첫째. 뭐든 깊이 집중하기에, 가끔 내가 궁금해서 물어보거나 하면 그 말을 자주 못 듣는다. 그러면 나는 조금 기다린다. 그러다가 들을 준비가 된 것 같을 때 내가 궁금했던 것을 다시 물어본다. 그때는 성심성의껏 나에게 대답해 준다.
그래서 첫째가 나를 찾을 때면 나도 바로 첫째의 눈을 보고 반응하려고 노력한다. 첫째가 말하는 걸 나도 정성껏 들어주려고 노력한다.
반대로, 둘째에게는 조금 기다리라고 말한다. 물론 둘째가 하고 싶은 말에 눈을 보고 반응해 주는 것은 첫째와 같지만, 둘째는 자기 말을 빨리 들었으면 좋겠어서 기다리는 것을 아직 잘 못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기다릴 줄 아는 연습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첫째에게는 자신의 생각을 조금 더 깊이 사고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아이가 말로 표현할 때 귀담아 들어주고, 둘째에게는 적당한 선을 함께 정하고 그것에 맞춰서 약속대로 행동할 때 격려해 주고, 무엇보다도 무언갈 잘해서가 아니라, 둘째의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걸 많이 표현해 주려고 한다.
성향에 따라서 부모인 내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반응하고 대해야 할까 많이 고민이 된다. 나부터도 결핍 가운데 자라서 모난 부분이 많다. 3남매 중에서 중간에 끼인 둘째. 위로 연년생 언니와 아래 남동생이 있어서 정말 존재감 제로였던 나. 특출 나게 잘하는 게 있어도 튈까 말까인데, 나는 뭐든 평범한 아이였고, 그래서 그림자 같았다. 조용한 평화주의자.
그래서 더 많이 안다. 표현하지 않아도 누구든지 자신의 욕구가 있고, 하고 싶은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가 참 궁금하다. 너희는 어떤 색깔일까. 어떻게 반짝일까.
앞으로 너희만의 반짝임을 더 많이 보여주렴. 엄마는 그저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