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할아버지의 힐링 방법

우리 남편은 울보

by 마리혜

음악이 없다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까. 누군가 어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말했듯이 3분 안에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으니 얼마나 대단한가.


마음을 울리는 노래를 들으면 감정에 밀려 하염없이 눈물이 난다. 가사나 멜로디가 내 마음을 대신해 주니까 공감이 가고 울음도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더라.


그렇게 눌러두었던 감정을, 노래를 통해서 눈물로 쏟아내면 개운해진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우연히 노래를 듣다 보면 그런 일이 생긴다.


남편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듣다가 울음보가 터졌다. 저녁 먹고 두 시간이 넘도록 노래에 몰입해서 눈물을 하염없이 흘린다. 모른 척 힐끔 쳐다본 두 눈이 그만 빨갛게 물이 들어버렸다.


감정 표현을 잘하지 않는 남편인데 가끔 그 가수의 노래를 들을 때는 감정에 푹 빠져버린다. 본인의 나름대로 힐링하는 방법인 것 같다. 노래 듣고 울다가, 나하고 눈이 마주치니 멋쩍게 웃는다. 그럴 때는 어색하지 않게 손도 만져 주고, 어깨도 토닥거려 준다.


마치 어린아이 같다. 나이가 들수록 작은 일에 감동을 잘하고, 좋은 일에는 더러 눈에 살짝 이슬이 맺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나이가 드니까 젊은 시절의 카리스마는 사라진 지 오래다. 그저 마음 약한 손주 할아버지다.


취미라고는 오전에 동호회에 나가서 탁구를 친다. 점심 식사 후에는 잠시 쉬었다가 친구 만나서 친목을 다지는 것이 거의 전부다. 특히 좋아하는 것은 가끔 박창근 가수 노래 듣기이다. 김광석 가수의 원곡을 들려주는 박창근 가수야말로 최고라고 여긴다. 가끔 7080 멜로디에 취해 눈물을 종종 훔치면서 자신의 감정을 해소한다.


그렇게 가슴에 눌려있는 감정을 노래로 풀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좋은 노래를 오래 부르지 못하고 왜 일찍 갔어.”라며 노래를 들을 때마다 김광석 가수를 아쉬워한다.


좋은 노래는 뭐니 뭐니 해도 현장에서 듣는 것이 제맛인데, 현장에서 듣길 권해도 극구 사양한다. 무뚝뚝한 남편을 유일하게 울리는 가수 박창근. 올해는 콘서트 현장에서 들을 수 있게 깜짝 선물해 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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