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남편을 존경합니다

제설 작업

by 마리혜


이른 아침 6시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점점 더 거세게 내려 제법 쌓였다. 남편은 통창 너머 날리는 눈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서 있었다. 아마 제설 작업을 하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는 듯해 보였다.


굿모닝!

남편에게 아침 인사를 하고 나서도 퍽 조심스러웠다. 눈이 오면 절에 올라가는 2킬로 남짓 거리를 작업해야 하는데, 그 어려움을 잘 알기 때문에 그랬다.


몇 해동안 혼자 작업해도 큰 어려움 없이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용역과 함께 해도 작년과 다르게 작업하는 것을 힘이 부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다고 힘들다는 핑계로 미루거나 안 할 수 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눈이 오는 것이 꼭 반갑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일요 법회가 있는 날은, 법회 직전까지 차량 소통이 가능해야 하므로 급히 서둘러야 했다.


한편으론 영하의 기온이 아니라서 많이 쌓이지 않을 눈처럼 보였다. 한낮에는 눈이 녹을 것 같아서 잠시 망설이고 있었다. 이런 날이 가장 애매하고 망설여지는 날이기도 하다.


마침, 스님께서 법회를 쉰다는 연락을 하셨다. 오후 햇볕에 녹을 수 있는 양이니, 오후까지 지켜보자는 말씀이었다. 남편의 힘듦을 잘 알고 계셔서 그렇게 결정하신 것으로 여겨진다.


절에 가는 길 약 2킬로 길을 수년간 힘든 나이임에도 말없이 솔선수범하는 남편에게 늘 고마움과 미안함을 안고 계신다.


남편은 새벽잠이 퍽 많은 사람인데도, 날씨 예보를 염두에 두고 일찍 일어난 모양이다. 그리곤 이른 아침에 작업복을 챙겨 입고 눈 오는 거리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그렇게 올겨울이 다 지나가도록 눈이 오는 날에는 새벽 창가 너머 눈을 바라보고 서 있을 것이다.


한낮의 포근한 날씨 덕분에 대부분의 길이 거의 녹았다. 그늘져서 미처 눈이 녹지 않은 난코스 두어 군데는, 오후에 올라가서 모래 작업으로 완전 소통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눈이 올 때마다 모든 사람이 편히 올라갈 수 있게 애써줘서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매사에 책임감이 강하고 솔선수범하며,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는 남편을 존경합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이로써 브런치 북 <행복은 매일의 감사함으로>30회로 마무리합니다.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행복은 매일의 감사함으로>의 2편으로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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