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 공방 가는 길

빈 마음 가득 채우는 날

by 마리혜

매주 목요일이면 캘리 공방에 간다. 한 시간 거리의 충주까지 가려면 아침 일찍 서둘러야 한다. 남편이 오전 운동 다녀오면 먹을 수 있도록 점심을 준비해 놓는다. 충주 가는 길에 작은딸에게도 가져다줄 것들을 미리 챙겨서 보냉 가방에 넣어둔다.

캘리 도구가 담긴 가방과 외출 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꼭 챙기는 태블릿과 읽다 만 책 한 권을 넣고 집을 나선다. 충주에 있는 캘리 공방까지 가까운 거리가 아님에도 2년여를 다니고 있다.

거리만큼 열정과 실력이 늘어야 하는데 그렇지는 못하다. 요즘은 생각처럼 연습에 몰입할 수 없어서 글씨 솜씨를 자랑할 만큼 그다지 나아진 것은 없다. 기능은 꾸준한 연습을 통해서 실력도 나아지고 흥미도 생길 텐데 말이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해서 책을 출간한 이후로 캘리 연습은 뒷전으로 미루고, SNS 글 쓰기에만 급급했었다. 결과적으로 글쓰기에 집중한다고 캘리를 연습할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흥미마저 잃을 위기도 있었다. 그러니 캘리 글쓰기는 늘 제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매주 캘리 공방으로 꾸역꾸역 가는 건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첫째는 매년 열리는 전시회 준비로 원장님과 회원 선생님들과 교류가 큰 힘이 되었다. 조별로 이루어지는 작품 준비 과정은 서로의 역할 분담해서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히 교류가 잦아진다.


전시회가 가까워질수록 정해진 기간에 어떻게든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과 연습을 해야만 한다. 늘어난 실력보다 함께 하는 우정이 매번 발길을 멈추지 못하게 한 것도 있다. 그 외에 긴 시간, 원장님의 코치와 회원과 함께 작품을 완성했을 때 느끼는 쾌감도 한몫했을 터였다.

회원 선생님 중에 나보다 조금 뒤에 시작하신 분이 있다. 비슷한 나이로 열정이 무척 많은 분이다. 다방면으로 취미와 특기를 살리는 분으로 전시회 준비 때마다 내게 동기부여가 되고 큰 힘이 되었다.

공방에서는 내년 5월 전시회 준비로 너도나도 한창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옆에서 그분의 멋들어진 흘림체를 흘낏 훔쳐보고 반해 버렸다. 마치 붓끝이 나비처럼 날아다니며 화선지 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듯했다.

나도 멋지게 표현하고 싶은 글씨체였다. 살짝 부럽기도 하고, 나를 다시 한번 마음 잡을 수 있게 동기부여가 되는 순간이었다. 해가 바뀌면 캘리의 연습 글을 포스팅할 생각인데 잘 될지 모르겠다. 포스팅함으로써 발전해 가는 솜씨를 한눈에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캘리 공방의 회원 한 분은, 글을 쓰는 친구로 함께 하는 회원 선생님에서, SNS의 다정한 이웃인 또 다른 글 친구로 만났다. SNS 글로 소통하며 서로 안부를 알아가고 단단하게 우정을 다지고 있다.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매주 멀다 않고 빈 마음으로 가도 하루만큼은 가득 채울 그들이 있기에, 아침 일찍 즐거운 마음으로 집을 나설 수 있는 것도 고마운 일이다.




월, 화, 수, 목, 금,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