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파이어 아레나
세상에 이렇게 꿈같은 날도 있다. 지난 2024년 12월 10일. 인천광역시의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평소에 아껴주시는 여주의 지인께서 출간 기념을 미리 해주기 위해 초대해 주셨다. 생각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횡성, 평택, 분당에서도 인천까지 기꺼이 오셔서 함께 해주었다.
애초 계획했던 10월 전자책 출간 계획이 종이책으로 출간하기 위해 미루게 되었다. 미리 격려하기 위한 목적도 있고, 멋진 곳에서 근사한 분위기를 선물해 주고 싶은 마음으로 송년회 겸 모였다. 직접 케이크까지 준비하고 출판 기념? 문구까지 마련해 주시다니, 뜻밖의 기념 팻말에 쑥스러웠다. 한편 놀랐기도 하고 눈물이 핑 돌아서 참기 어려웠다.
3년 전 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고 최고의 만찬을 즐기는 나에겐 다소 거창한 이벤트가 된 셈이다.
이른 아침 눈을 뜨면서부터 왠지 모를 설렘이 가득했다. 지인들과 점심을 먹고 모처럼 만나 이야기꽃을 피울 생각 하니 아이들처럼 들떠 있다는 표현이 차라리 맞았다. 북여주나들목에서 내려 가까운 모처에서 합류하기로 하고, 오전 8시에 집을 나섰다.
굳이 인천 <인스파이어>를 택한 이유가 있었다. 초대해 주신 지인께서는 이곳에서 직접 경험하신 지중해 요리의 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특히 개인의 자격으로는 살펴볼 수 없는 곳을 자제분인 이곳의 호텔리어로부터 도움을 받아 몇 곳을 살펴보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우리는 주차장에서 바로 보이는 인스파이어 대형 출입문을 통해서 들어갔다. 문을 열자마자 펼쳐진 대형 원형 홀은, 건물 안에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그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지구가 아닌 다른 세상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홀 중앙에 우뚝 솟아있는 <로툰다 Rotunda>라고 하는 디지털 샹들리에는 총 156개의 LED 패널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 키네틱 샹들리에는 시시각각 다양한 패턴의 비주얼로 특별한 시각적 경험을 선물한다고 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를 맞아 트리 전시로 장식돼 있어서 디지털 샹들리에의 아름다운 미디어 아트쇼는 내년 1월 3일까지 잠정 중단 중이었다. 볼 수 없어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그 웅장함은 트리 전시로도 충분했다.
특히 대형 원형 공간 안에는 예술인들의 꿈의 공간인 <아레나>의 티켓부스가 상설되어 있었다. 옆에는 아티스트의 굿즈샵과 특별전시 등 다양한 팝업 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지인의 자제분인 이곳의 호텔리어를 통해 잠시 <아레나>의 내부 모습의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3층 높이의 객석에서 바라본 무대의 모습은 어마어마하고, 15,000석의 규모로 국내 최초의 다목적 실내 공연장이라고 한다. 안내에 따르면 세계 최고 수준의 음향과 조명등 최첨단 무대 시설은 미국에서 ‘올해의 아레나’ 상을 7차례 수상할 정도로 기술력이 입증됐다고 한다.
주말에 있을 아이돌 공연 무대설치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대형 공연장인 <아레나>는 주로 주말에 공연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공연은 주 3일의 무대 설치와 리허설로 주중을 보내고 주말 공연이 이루어진다고 하니 규모와 생산성의 중요도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규모만으로도 관객들의 함성이 묵직한 진동과 함께 울려 퍼져 심장을 쿵쾅거렸다. 전율이 왔다.
카페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로툰다 Rotunda>에서 <오로라Aurora>를 통과하게 되었다. 이곳 역시 어느 곳에서도 본 적 없던 새로운 유형의 디지털 공간이었다. 오로라(Aurora)는 길이만 해도 150m에 달했다. 천장과 높은 벽면에는 초고화질 LED로 가득 채워 초현실적인 장면을 현실감 있게 구현한 디지털 거리였다. 마치 푸른 바닷속과 광활한 우주를 유영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상상 속의 현실처럼 놀라운 신비로움을 느꼈다.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는 지구 안의 또 다른 세상이었다. 지금까지 누려보지 못했던 디지털 기술력을 잠시나마 맘껏 누린 인생 최대의 이벤트 중 하나였다. 둘러보지 못한 곳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들의 이야기보따리 풀어놓을 시간이 필요했으므로 나머지는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우리들의 이벤트 장소로 향했다. 1층에 있는 시그니처 레스토랑인 <가든 팜 카페>는 팜투 테이블(Farm-to-Table) 철학을 바탕으로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양식 및 지중해식 요리를 선보이는 카페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메인 메뉴와 뷔페 형식의 각종 샐러드와 기타 요리들은 비건 요리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깔끔하고 신선했다. 창피하지만 나로선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특별한 음식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것만 해도 나에겐 충분하고 색다른 경험인데 불구하고, 아직 출간되지 않는 책 기념회라니. 테이블을 마주하고 음식을 주문한 뒤, 옷매무새를 다듬는 중에 불쑥 내민 케이크는 케이크가 아니라 감동이었다. 작은 초콜릿 푯말에 새겨진 <마리혜의 출간 기념>의 문구는 소박하고 작은 마음에 오롯하게 존재감을 심어 주었다.
사실 눈물이 좀 났다. 보통의 삶이 글이 되고 글이 사랑으로 되돌아오는 순간으로도 내겐 더없이 충분한 행복인데 너무 많은 것을 받았다. 이래도 되나 싶었다. 출간 기념이라지만 좋은 곳을 느끼고 알게 해주고 싶었을 테고, 맛있는 음식으로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을 터이다.
돌아오는 내내 가슴이 벅찼다. 횡성에서, 평택에서, 분당에서, 여주에서 시간을 내주어서 함께 해주신 분들께 어떻게 티끌만큼이라도 되돌려 드릴 수 있을까.
마리혜를 위해 온전히 하루를 내주신 사랑하는 나의 친구들. 고맙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