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을 이루어야만 행복할까? 가족의 형태
안녕하세요. 지은이 철없는 박영감입니다. 첫 번째 짧은 소설 "그 남자 피아노 모음곡 1집"을 다 쓰고... 거의 한 달 만이네요. 두 번째는 조금 분량이 길어진 "너의 이웃을 사랑하라."를 또 한 번 다 쓰게 되었습니다. 재밌게 읽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브런치스토리라는 플랫폼이 약간 '자기만족을 위한 글쓰기場'이라는 생각을 해서 그런지... 별로 부담감도 안 느끼고,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썼더니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두 번째 소설도 재미있게 썼습니다. 여전히 조회수는 20회 남짓하는 변두리 글이기는 하지만 끝까지 썼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역시 소설 쓰기는 힘든 작업인 것 같습니다. 상상하고 구상하던 이야기들을 다 쓰려다가도, 요령이 생기고 귀차니즘이 발동해서, 적당히 타협하고 싶은 충동이 엄청나게 들더군요... 사실 이번에도 구상한 내용의 절반 정도만 쓰게 된 것 같습니다. 공모전 기한에 맞춰 응모하려는 의도도 있었고요... 다른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대충 쓴 것은 아니고요. 집중해서 약 3~4주 정도 소설 속에 푹 빠져서 쓴 것 같습니다. (상상한 것을 다 담지 못했다 뿐이지 충실하지 않았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처음 구상은 '서양연'이라는 아파트 청소 노동자를 중심으로 층간소음 같은 이웃 간 문제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 바뀌어 서로의 입장이 되어보는 판타지 소설을 준비하고 있었데요, 아직은 필력이 부족하고, 등장인물도 너무 많을 것 같고, 아무리 소설이지만 모르는 이야기를 떠벌리게 될 것 같아서 방향을 틀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서양연'이라는 주인공의 설정은 출생신고를 늦게 한, 실제 나이 70세, 주민등록상 69세 여성이고요. 출생신고를 대신해 주러 가신 분이 이름 끝 자 '연'의 한자를 까먹어 버려서 '年'자로 신고를 해버리는 바람에 주민등록상에 '서양년'이라고 올라있는 것을 평생의 콤플렉스로 살아가는 여성입니다. 물론 개명신청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고요. 어느 날 청소를 맡은 아파트 지하에서 마법의 도구를 얻어 아파트 호수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얻으면서 그 안에 살고 있는 입주민들이 다양하게 겪는 불편을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봄으로써 서로 이해하고 살자... 뭐 이런 식의 주제로 구상했는데요... 다른 소설에서 써먹을 생각입니다.
그래서 방향을 튼 것이 지금의 결과물이고, '역지사지'가 '사랑하는 사이'로 바뀌었습니다. 눈치 채신 분이 없을 것 같지만... 사실 프롤로그는 예전에 브런치 올렸던 제가 이사를 하면서 겪은 일들을 쓴 글을 오마주해서 썼답니다. 처음에는 주인공 은영과 아래, 위, 앞 집 남자들과의 사각관계를 쓸까 하다가... 너무 식상한 것 같아서... 남남커플을 등장시켰습니다... 뭐 이제는 이 소재도 식상하기는 하지만...
결말도 사랑이 다 깨지고 은영이 혼자 살기로 결심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앞 집 할머니가 은영의 집에 침입해서 감금당했다가 은영이 살려고 계속 층간소음을 일으켜서 상제가 신고해서 경비원이 출동하고 앞 집 할머니 목소리를 알아들은 경비원이 신고해서 경찰이 출동하는 그런 식의 결말을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완전 병맛 소설이 될 뻔했네요...
아주 잘 바꾼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렇게 쓰다 보니까... 층간소음이 문제가 아니고 가족해체가 더 문제로 다가오더라고요... 아빠, 엄마, 아들, 딸의 전통적인 가족형태가 무너지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것만 고집하고 있을 건지... 그런 문제의식이 생기더군요... 아마도 다음 소설은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행복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역시 해피엔딩이 좋아요.
어쨌든 저의 망상뿐일 수도 있는 소설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번 지은이 후기와 마찬가지로 당분간 저는 다시 일기 쓰는 '철없는박영감'으로 돌아갑니다. 또 한 번 열심히 재밌게 소설을 쓰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며 두 번째 이야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