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직장인(#5)
#. 피아식별
내가 상대방을 적으로 인식하면,
상대방도 나를 적으로 인식한다.
반면,
내가 상대방의 편에 서기로 하면,
상대방도 나의 편에 서게 된다.
‘Put yourself in someone else’s shoes’
한국말로 하면 입장 바꿔 생각하기,
한자로는 역지사지, 중국어로는 换位思考
전 세계적으로 너무나 많이 쓰이는 말이지만,
그만큼 실천은 어렵다.
‘이해가 안되네.’
‘도대체 뭐하는지 모르겠어.’
너무 자기중심적이고 쉬운 판단이다.
이해하려 하지 않고 쉽게 말을 내뱉으며,
상대방을 비판하고 만다.
내가 속한 부서에서 욕하던 부서로 이동 후,
그 부서에서 기존의 내가 속한 부서를 욕하는,
이상한 상황들을 몇 번 경험하면서,
나는 깨닫게 되었다.
“모르면 모르는 거다!”
모르는 건, 당신이 알려고 하지 않기에,
그 입장에 서서 보려고 하지 않았기에,
모르는 거다.
모르는 것은 당신 탓이다.
모르는 것은 자랑이 아니다.
비난은 쉽고, 이해는 어렵다.
각자의 고충이 있고, 각자의 입장이 있다.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로 바꾸어야 한다.
#. 빙산의 충돌
사람과 사람의 충돌은 빙산의 충돌이다.
보이는 현상은 빙산의 일각이다.
보이지 않은 거대한 빙산 덩어리인 인간은
평소에 적당한 거리를 두어서 충돌을 예방한다.
서로 입장이 다르고, 상대방을 설득해야 할 때,
가시적으로 드러난 부분(현상)에서의 충돌은,
보이지 않는 빙산 대륙의 충돌로 이어진다.
사람마다 살아온 역사가 다르다.
태어나기 이전에 주어진 유전자부터 다르다.
매일매일 쌓아온 사고방식, 생활방식이 다르다.
사람의 현재는 ‘누적 평균’이다.
매일매일이 쌓여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그러한 사람을 내 마음대로 쉽게 바꿀 수 없다.
하물며, 쌓여온 역사가 길지 않고,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내 자식도
내 마음대로 안되는데,
내가 모르는 다른 삶을 살아온 동료 직원들,
부하 직원들이 어떻게 내 마음대로 되겠는가?
때론 나에게 상식적인 일들이,
그대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대들에게 상식적인 일들이
나에게 상식적인 일들이 아니듯이.
마음대로 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내가 상대방의 입장에 서 보고,
상대방도 나의 입장에 서서 문제를 바라보면서,
서로의 상황과 생각을 충분히 교환하고,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에는 토론과 협의보다는
서열에 따른 권위와 순종이 익숙하다.
이성과 논리보다 ‘누가 더 윗사람인가’라는
계급적 논리가 앞설 때가 많다.
(자세한 내용은 <Why I hate 세종대왕>을 참고)
그러니 상대방에 대한 이해보다는
나의 상황과 나의 생각을 앞세워
상대방을 설득시키려다가 실패하면,
‘말이 안 통하네.’ ‘말귀를 못 알아듣네.’라는
권위로 찍어 누르게 된다.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되듯이,
우리는 꼰대 상사가 되어간다.
내가 만족하는 상사는 없다
(아주 일반적인 현상이다.)
나를 만족시키는 부하직원도 없다.
(드디어 꼰대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함께 마음을 나눌 동료직원도 없다.
(그렇다면 문제는 나, 왕꼰대 외톨이인 것이다.)
자기 중심성을 조금은 버리고 상대방의 편에 서보자.
익숙하지 않겠지만, 상대방의 입장으로 이해하려 해 보자.
관계는 상대적인 것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호의를 보이면,
(대개) 상대방도 나에게 호의를 가지게 된다.
아군을 많이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