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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거짓말하지 마세요.

솔직해지기 위한

by 작가

2.1~2.7

올해는 대학 일기를 밀리지 않겠다.


2025년이라는 게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뭔가.. 연말 같은 느낌의 연초를 보내고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생각이나 감정은 대부분 알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파고 들어가지 않은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일상 속에서 괜스레 기분이 나쁘거나 뭔가 불편한 감정이 든다면, 잠시 멈춰서 그 시발점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이 마주하기 싫어서 회피하거나 가려놓은 것이라, 답은 우리 안에 있다. 그렇게 직면하고 나면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의해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자연스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아마 우리가 겪는 일의 상당수는 과장하지 않고, 지레 겁먹지 않는다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내가 연말 같은 느낌의 연초를 보내고 있는 이유는 지금이 겨울방학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계절학기라는 강제의 힘을 빌려 방학을 내 의도대로 보낼 가능성이 더 커졌다.


이렇게 글을 쓰고, 업로드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누군가에게 닿기 위함이다. 사람들에게 어떻게든 '닿기 위함'이지 '많은 사람들'에게 닿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일기장이라는 완전히 개인적인 공간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일기장과 브런치스토리 사이에 간극이 없었으면 한다. 그 정도로 솔직하고 싶다.


블로그나 브런치와 같은 공간을 보면, 결국 하나의 플랫폼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을 쟁취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블로그 포스팅으로 억대 수익 올리기, 이외에도 흔히 말해 '어그로'를 효과적으로 끌 수 있는 제목들. 이러한 행태를 전혀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비판하려는 것도 아니다. 저마다의 목적과 그에 따른 방법은 다르기 때문이다.


현시점 가장 두려운 게 있다면, 글의 목적이 변질되어 솔직하지 못한 글을 쓰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흔히 말해 그럴듯해 보이는 글을 쓰는 것이다. 오로지 그것뿐이다. 하지만 두려울 뿐, 그런 순간이 찾아온다고 해도 괜찮다. 결국엔 겪어나갈 과정에 속할 순간이기 때문이다. 글을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어떤 일이 닥친다 해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 하나의 방황 또는 시련, 고난과 역경은 탁월한 장작이 되어줄 것이다.


모든 일을 결과가 아니라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참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어떤 일이 생겨도 그게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부풀려서 받아들일 일이 없다. 결과로 받아들일 사건은 내 인생에서 뭐가 있을까. 죽음뿐일 것이다. 하지만, 아마 죽음은 내가 제대로 인지할 수 없는 사건일 테니 내 인생은 과정이 전부다. 어떠한 과정에 대한 작은 결과는 있겠지만, 그건 크기가 좀 있는 과정이라고 해두자.


분위기가 좀 쳐졌다.


하루빨리 개강하고 싶다. 그 바쁜 일상이 그립다. 일종의 합법적인 휴식기간이 주어진 것이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여전히 '겨울방학'이라는 정해진 시기가 날 가두고 있어서, 이 틀을 깨부수고 주체적으로 개강 이후와 같은 생활을 해내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임을 느낀다. 평생에 걸쳐 연습해야 할 것이다. 수동적이지 않은, 주체적인 삶.


어제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셨는데 생전 처음 맛있다고 느꼈다. 아메리카노 특유의 물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앞으로 더워지기 전까지 자주 마실 생각이다. 올해는 4월부터 여름이 찾아온다고 하는데.. 손수건 들고 다녀야겠다.


장학금을 아주 많이 신청했는데, 하나도 빠짐없이 받았으면 좋겠다. 클라이밍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제 글을 다 쓰고, 제목을 정하여 마무리할 차례다. 한 번 솔직하지 못한 제목을 붙여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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