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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May 04. 2024

달관

인생 2회차처럼 살고 싶다

- 역 내에서 든 생각

슬리퍼 뒤축이 닳는 걸 우려해

앞꿈치에 힘을 주고 걸었다


그냥 그러지 않기로 했다.

슬리퍼의 뒤가 끌리는 소리를 이어폰으로 막아버리니

한결 신경쓰지 않아도 됐다.


지하철 환승시간에 쫓기지 않는 순간이 좋다

에스컬레이터의 왼쪽으로 가도 되지 않아도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폭풍 오기 전 바다가 고요하고

해가 뜨기 전 새벽이 어둡다고


말한다


난 그저 폭풍이 와도 해가 떠도


적당히 고요하고

적당히 어두우려

한다


언제나 기복이 있을 수 밖에 없겠지만, 세상 만사 달관한 면모가 내게 좀 더 진하게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유와 달관과 너그러움과 온유함.


- 시간의 상대성

누구랑

어떻게

시간을 보내도

똑같이 시간은 흐른다


그러니까


누구랑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충분한 고뇌를 거치자


어차피 내 시간은 똑같이 흐른다. 체감 상은 다를 수 있어도, 흐른다 똑같이.

이왕 똑같이 흐르는 시간, 별 생각 하지말고 그 시간을 소중하게 '유의미'하게 사용하는 데에 집중해야겠다.


- 러너스 하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달리기를 하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을 때

이겨내려 너를 떠올려보아도

아무 도움이 안됐던 것이


내가 널 진정으로 사랑하는 걸 방증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철저히 널 오래, 잔잔하게 사랑한다


- 배려가 의무인 줄 아는 노인들이 싫다.

곱게, 정말 지혜롭게 노화를 겪어야겠다는 다짐을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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