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re you? 는 진짜 궁금한 걸까?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상대방의 안부가 궁금해 질문하는 뜻으로
“안녕하신가? “가 쓰였다고 한다.
근대시기에 들어서 서양식 인사의 영향을 받아 상대의 안부가 궁금하지 않더라도 형식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신문이나 교과서에서도 “안녕하십니까?”라는 존댓말 안부문이 많이 쓰이면서 표준화되기 시작했고 일제 강점기를 지나 방송이나 학교, 직장에서도 격식은 덜하고 좀 더 친근한 표현으로 “안녕하세요?”가 표준인사어로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안녕한지 묻는 질문의 성격은 점차 사라지고 형식적인 인사의 기능만 커졌다고 한다.
현대에 들어서는 질문의 의미가 사라져서 대답을 기대하지 않고 진짜 상대방이 안녕한지 궁금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만나면 하는 인사가 되었다.
미국 여행을 하면서 가장 적응이 힘들었던 건 스치기만 해도 나의 안부를 묻는 인사였다.
“Hi, How are you?”
처음에 인사를 받았을 때는 대답을 하기 위해서 나의 오늘이 어떤지 생각했었다. 나의 컨디션이 좋은지, 아픈 데는 없는지, 잠은 잘 잤는지, 굿 또는 아임 파인이라고 말하기에 나의 상태가 괜찮은지, 유창하게 나의 오늘을 설명할 자신이 없어 모든 “How are you?”에 대하여 모두 “굿”이라고 대답했다.
생각해 보니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질문이 아닌 대답을 기대하지 않는 형식적인 인사라는 생각이 든 건, 트레킹을 하며 맞은편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눈도 마주치지 않고 “HI! How are you?”라는 인사를 건네며 휙 지나갈 때였다.
영어를 잘 못해서 사람을 마주하면 항상 긴장상태로 있었기 때문에 생긴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지만 나는 그 인사말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내가 진지하게 나의 상태에 대한 답변을 했다면 어색해졌을 거라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낯선 사람과도 감정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문화적 예의라는 쳇 gpt의 말에도 동의한다.
하지만 상대방이 나에 대해 물었을 때 나 자신도 나의 상태와 기분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이 감정적인 생각을 할 줄 모르는 ISTJ에겐 참 어색하지만 날 생각해 준다는 기분 좋은 인사로 느껴졌다.
미국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과거에는 안부를 물을때 “How fare you?”라고 해서 “당신의 여정은 어떠신가요?” “당신의 삶의 길은 괜찮은가요?”라는 뜻의 인사가 널리 쓰였었다고 한다.
상대방의 안녕을 묻는것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는것 같아서 너무 좋은 인사 같다.
저는 잘지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