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바로 의심병
비행기 환승 시 수하물을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부치는 시스템을 러기지 쓰루 (Luggage Through)라고 한다. 환승하는 비행기가 같은 항공사일 경우나 연계협약을 맺은 항공사들은 러기지쓰루가 가능하다.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를 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키토나 과야킬이라는 에콰도르 본토의 도시에서 비행기를 타야 한다. 해외에서 갈라파고스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우리는 페루 리마에서 갈라파고스로 가기 위해 에콰도르 과야킬에서 하루 경유하고 가는 항공편을 예약했다.
이렇게 경유를 할 경우에는 내 짐의 종착지가 어디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비행기를 타기 전 카운터에서 몇 차례나 확인했다. 환승하는 비행기도 같은 항공사였기 때문에 러기지 쓰루가 가능했다. 경유지는 과야킬, 목적지는 갈라파고스라고 적힌 수화물택도 보여줘서 안심했다.
과야킬에 도착한 후 입국심사를 마치고 공항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수화물 찾는 곳을 지나가는데 뭔가 싸했다.
“저거 우리 가방 아니야?”
“아니야. 우리 가방은 갈라파고스로 바로 가는 거야! “
“?!?!?!?!”
“우리 가방이네!!!”
빙글빙글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 많이 보던 가방이 돌아가고 있었다. 원래는 애타게 나오길 기다리며 반가워했을 가방이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공항 카운터에서 몇 번을 확인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렇게 짐을 잃어버리는구나 싶었다. 이렇게 발견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세계여행을 하며 총 47번의 비행을 했지만 다행히도 수화물을 잃어버린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