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과 V
영어를 못하는 나는 세계여행을 하면서
화장실이 어디인지,
이건 얼마인지 정도의
간단한 의사표현 정도만 하고 다녔다.
요르단 페트라 앞의 호텔에서 있었던 일이다.
밖에 나가서 사 먹기가 귀찮아서
룸서비스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두 유 해브 룸서비스?”
“??”
“두 유 해브 룸서비스?”
“쏘리..아이돈트 언더스탠..”
여기가 호텔이고 그래도 리셉션 직원인데
룸서비스를 모른다고??
번역앱을 켜서 보여줬다.
호텔직원이 그제야 반응한다.
“아!!!ㄹ룸 썰뷔쓰?”
“… 그래 그거..”
너무 콩글리쉬였나 보다.
서비스라고 하니 못 알아듣는다.
써얼뷔쓰라고 해야 알아듣는다.
탄자니아의 잔지바르 스톤타운의
레스토랑에서 식사와 음료를 주문했다.
“플리즈 원 맹고, 원 오륀지 주스!”
“오케이.. 원 맹고… 원.. 왓??”
갑자기 자신감이 바닥을 쳤다.
왜 못 알아듣지? 오렌지라고!
“오륀지! …… 오뤠엔지?”
“아!! ㅋㅋㅋㅋㅋㅋㅋ!!!!”
그날부터 그 레스토랑 갈 때마다
걔네들이 나만 보면 오렌지 왔다고 놀린다.
아직도 모르겠다.
그때부터 주문하기가 무서워서
그냥 망고 두 개 시키고 싶었는데
와이프가 오렌지 맛있다고
오렌지 사다 달라고 한다.
오히려 미국이나 영국여행할 때는
발음 때문에 못 알아듣거나 지적했던
경우가 한 번도 없었는데..
세계여행 시즌2를 위해
영어공부 열심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