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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우리나라 찾기

Republic of Korea

by 우당퉁탕세계여행

세계여행을 하면서 항공권을 예약한다던가 비자를 발급받을 때, 투어를 예약할 때 등 여러 가지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찾게 되었다.

대부분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직접 입력하지 못하고 골라야 했는데 그 이름이 참 다양했다.


KOREA

COREA

SOUTH KOREA

Republic of Korea

Corea del Sur


우리나라의 공식 영어 명칭은 Republic of Korea다.


고려 시대(918~1392)에 송나라·원나라를 통한 중국 교역과 아랍·페르시아 상인들이 동아시아 무역에 참여했었다. 그러던 중 몽골 제국이 세계를 연결하면서 고려의 이름이 유럽까지 퍼졌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서양과 직접 교류할 기회가 적었고 외교권이 중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조선이라는 이름이 널리 퍼지지 않았다.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했지만, 서양에서는 이미 굳어진 이름인 Korea/Corea를 계속 사용하여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대한민국과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KOREA가 국제 표준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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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관성

한 번 외국에서 널리 사용된 이름은 바꾸기 어렵다. 우리나라처럼 이미 16세기 이후 유럽 지도와 문서에서 Korea/Corea로 굳어버렸다. 우리나라는 경제·외교적 실용성 때문에 굳어져 국제적으로 쓰이는 이 명칭을 현재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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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적 차이

각 언어 발음 체계와 철자 규칙 때문에 그대로 불리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일본 내 국호는 日本(니혼/닛폰)이지만 서양에서는 중국의 발음영향으로 일본을 Zipangu로 기록하여 한동안 이 이름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태국 내 국호는 ประเทศไทย (Prathet Thai, ไทย)이다. 서양에서는 포르투갈과 영국 선교사, 무역상들이 초기 기록을 남긴 이름이 국제적 표준으로 굳어져 19세기까지 Siam으로 알려졌다. 1939년 이후 국제 공식 명칭은 Thailand가 되었다. 발음·철자 차이 때문에 현지명 그대로 사용하기 어려웠던 경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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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문화적 이유

자국의 정체성, 정치 체제, 역사적 이유 때문에 외국 명칭을 바꾸거나, 외국에 바꿔 달라고 요청하는 상황도 있다.

2021년, 튀르키예 정부는 국제적으로 공식 명칭 변경을 요청했었다. 기존에 불리던 “Turkey”를 “Türkiye”로 바꾼 것이다. 국가 정체성 을 강조하고 자국의 언어와 문화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터키를 튀르키예로 바꿔서 부르게 되었다.

세계여행을 하면서 못 가본 나라 중 아쉬웠던 나라 중에 조지아도 비슷한 경우다. 구소련 시절 조지아는 러시아어 발음인 그루지야로 불렸는데 2010년, 조지아 정부는 국제 사회에 자국의 공식 명칭을 조지아(Georgia)로 표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이 요청에 최초로 응답한 나라가 놀랍게도 대한민국이다. 2011년 8월 한국은 이를 최초로 공식 수용하여, 이후 조지아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고 한국의 우호적인 조치에 대한 보답으로 1년에 가까운 기간을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그리고 독일 (Germany / Deutschland)이나 네덜란드 (Netherlands / Holland)처럼 여전히 국내에서 사용하는 명칭과 국제 명칭의 차이가 있는 경우들도 있다.



여행을 하면서 참 많은 것들을 배운 거 같다. 간판 하나에도 그 가게의 역사가 담겨 있는데, 한 나라의 이름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한 나라의 이름에는 수백 년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걸 알게 되면서 여행이 더 풍부해진 것을 느꼈다.

리스보아가 왜 리스본이 되었는지 찾아보다가 쓰게 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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