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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d Horse: 때론 포기가 정답이다

by 셔니 Mar 1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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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있던 말이 죽은 걸 알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내려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는 종종 정반대로 행동하곤 한다.

Dead Horse 이론. “문제가 뻔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사실을 일부러 외면하며 감추는데 급급한 현상을 비유하는 일종의 ‘밈’이다. “말이 죽었다면 일단 내려야 한다”는 인디언 다코다 부족의 속담이 그 기원이 됐다.

말의 죽음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충동적으로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 새로운 채찍과 안장을 구매한다

▪ 기수를 바꿔본다, 그래도 잘 안되면 더 많은 기수를 태우는 경우도 있다

▪ 사육사를 바꿔본다


▪ 훈련 프로그램과 건초를 바꿔본다

이래도 저래도 말이 움직일 기색이 보이지 않으면… 그때부턴 다음과 같은 행동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 이 말은 죽은 게 아니라 단지 정신을 잃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아직 희망은 있다고!

▪ 외부 전문가들을 섭외해 말을 기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요즘 들어 급사하는 말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설명해 달라고 한다.

▪ 각종 기구를 만들어 인간이 말을 기른 역사부터 시작해 각종 스터디와 분석에 들어간다. 당장 목적지에 어떻게 갈지에 대한 고민은 차일피일 뒤로 미뤄진다.

좀 더 시간이 흐르면 슬슬 이런 억지를 부리기도 한다

▪ 말이 죽어서 다행이라고 주장한다, 매일 아침 먹일 건초를 사지 않아도 된다

▪ 죽은 게 평범한 말이 아니라 유니콘이라고 주장한다, 모든 건 예측대로!

과장된 묘사처럼 느껴진다면 다행이다. 우리 주변엔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외면하고, 왜곡하고, 더 복잡하게 만드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애초에 제품 기획이 잘못되었는데 마케팅이나 시장 환경을 탓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왜 죽은 말을 잊지 못하고 그토록 집착하게 되는 걸까?

우리 인간은 본능적으로 과거를 부정하고 단절하는 걸 싫어한다. 이미 들어간 시간과 노력이 다 헛수고였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 뭐든지 하게 된다. 결과가 나오든 말든 상관없다. 지금 당장은 뭔가 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마음이 편해진다.

하지만 성과가 없는 행동은 그저 자기 위안일 뿐이다. 결국 언젠가 ‘진실의 순간’은 오게 되어 있다. 문제를 외면하는 건 고통을 잠시 지연한 것일 뿐이며 결국 상황을 더욱 안 좋게 만들 뿐이다.

때론 옳은 일을 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그게 유일한 방법이라면, 실패를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갈 줄 알아야 한다.

이봐, 그 말은 죽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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