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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 취하다 Jun 19. 2024

이유 ; 출근 詩, poem 2

출근길 시 한 편, 출근 시

이유? 궁금해?
궁금하면 오백원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나를 혼내려야 하지마

그냥 싫다 말해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핑계대로 하지마

네 실수잖아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이직한다 말하지마

널 위한 거잖아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일꾼을 험담하지마

부럽다고 말해


  "이유가 뭐야?"
  꼰대 일꾼이 열정 일꾼을 추궁한다.

  "... 죄송합니다..."
  열정 일꾼은 주저하다 짧게 대답한다. 이유가 있지만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

  이유가 있지만 말하지 않는 이유?  열정 일꾼은 알고 있다. 상대는 이유가 궁금한 게 아니다. 잔소리와 화풀이를 하고 싶은 것이다. 이유를 말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길어질 뿐이다. 틈이 있으면 비집고 들어와 트집을 잡고, 이유가 합당하면 '네가 잘 했다는거야?' 라며 결과로 공격해 올 것이다. 어차피 해결해 줄 마음 따위는 꼰대에게 없다.

  실패한 이유는 일꾼에게 구차한 변명이 된다. 실패한 이유는 회사의 중요한 경험 자산이 되어야 하지만 일꾼에게는 조용히 묻는 것이 생존의 미덕이다. 창의, 도전, 혁신을 인재상으로 홍보하지만, 진정한 일꾼이 되어가며 깨닫게 된다. 창의, 도전, 혁신이 얼마나 위험한 철부지 행동인지를.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일꾼에게도 이유가 있다. 누군가 이유를 묻는다면 일꾼에게는 있어도 없는 것, 없어도 만들어야하는 것이 이유이다. 출근길, 출근하는 이유를 생각해본다. 궁금해? 궁금하면 오백원! 비밀!  출근길. 출근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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