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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 취하다 Jun 25. 2024

교토삼굴 ; 한 우물? 굴 세 개를 파라고?

사자성어로 돌아본 직장 20년, 앞으로 20년

교토삼굴 (狡兎三窟)


꾀 있는 토끼는 굴을 세 개 만든다
 ※ 교묘한 지혜로 위기를 피하거나 재난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말


  모름지기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 우물을 파야한다. 최초의 인류가 탄생하여 수렵채집을 하는 유목생활에서 2차 산업시대까지 한 우물을 파는 것은 성공의 기본 공식이었다. 사냥꾼은 사냥에 전통하고 농사꾼은 농사에 통달하면 되었다. 제조업이 기반되는 2차 산업시대에는 좋은 품질을 값싸게 대량으로 집중해서 만들면 된다.


  아쉽게도 4차 산업혁명을 관통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한 우물만 파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한 직장에서 정년을 맞이하는 일꾼보다 N잡러가 더 추앙받고 있다. 한 가지에 일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 1 + 2, 2 +1 을 요구한다.


 교토삼굴. 일꾼도 한 우물이 아닌 세 개의 굴을 파야 한다. 굴 하나를 파기도 힘겨운데 두 개를 더 파야하는 일꾼의 하루하루는 고달프다. 한 우물만 팠던 일꾼은 때를 잘 만나 밝게 빛나기도 하지만, 그 빛이 오래가지 못한다.

 

세 마리 토끼를 잡아라


[교토삼굴_직장인 사용법]


 잘 나가는 일꾼
 일 잘하는 일꾼
 일 못하는 일꾼


  현 책임은 '회사는 일하러 오는 곳이다' 라고 생각했다. 일 잘하는 일꾼이 좋았다. 잘 나가는 일꾼도 일과 상충되면 잘 따르지 않았다. 일 못하는 일꾼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시간이 흘러 일 잘하는 일꾼이 스타 일꾼이 되며 함께 승승장구를 하였다. 한 우물을 판 나를 칭찬했다. 또 시간이 흘러 인생사 새옹지마를 맞이한다. 일 잘하는 일꾼이 회사를 떠나고 정치만 하던 일 못하는 일꾼이 새로 부임한다. 현 책임은 미운 오리 새끼가 되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다.

 '잘 나가는 일꾼, 일 멋하는 일꾼과도 잘 지낼걸 '


  정 책임은 한때 열정 일꾼으로 스타 일꾼을 꿈꾸며 일에만 몰두하였다. 숙련 일꾼으로 성장하던 중 퇴임한 스타 일꾼의 모습을 본 후 N잡러를 꿈꾼다. 한 우물을 파서 성공한 스타 일꾼이 퇴임 후 그 우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는 모습에서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로 느껴졌다. 이제 한 개의 우물에서 벗어나 세 개의 굴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 일은 줄여 적당히 필요한 만큼만 하고 N잡러로 성장하고 있다. 회사 일로 루틴한 기본적인 삶의 틀을 유지한다. 글을 쓰며 작가로서의 꿈을 키운다. 재테크로 경제적 안정을 준비한다. 이제는 정 책임, 정 작가, 정 사장 세 개의 타이틀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 우물을 파던 우물 안 개구리에서 세 마리의 토끼를 잡는 교토삼굴로 나아간다. 일석삼조, 1+1, 1+2 의 지혜로 자신만의 세 개, 네 개, 여러 개의 굴을 마련하는 꾀 많은 일꾼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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