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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풀리다 ; 출근 詩, poem 5

출근길 시 한 편, 출근 시

by 심 취하다
부풀리다
빵터진다


입사하고파

나 자신을 부풀리다


인정받고파

업무 능력 부풀리다


진급하고파

업무 성과 부풀리다


추가업무 피하려

맡은 업무 부풀리다


굳건히 내 자리 지키려

라떼 시절 부풀리다




그렇게 부풀리다

풍선 터지듯 펑!!

일꾼에게 남은건

찢어진 풍선조각


복어는 위협을 받으면 물을 빨아들여 몸을 부풀리고 가시를 세워 독을 분비한다. 두꺼비도 몸을 부풀려 자신을 더 크게 만들어 포식자에게 겁을 준다.

일꾼도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부풀린다. 수컷 공작새가 화려한 깃털을 펼쳐 암컷의 관심을 끌듯, 입사하기 위해, 진급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부풀려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 일꾼은 자신을 부풀려 뽐내지만, 부풀어 오르다 끝내 터지고 만다. 시간이 흘러 남은 건 노화된 몸과 상처받은 마음이다.

출근 길. 온전한 나로서의 하루를 맞이한다. 억지로 부풀리지 않은 온전한 나로서 나를 위한 충만한 하루를 다짐한다. 출근 길, 출근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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