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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통한 부의 세습 6.

국대 감독과 프로팀 감독

by Staff J

기자가 축구 감독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국대 감독이 더 좋으세요? 아니면 프로팀 감독이 더 좋으세요?


전 개인적으로 프로팀 감독을 선호합니다. 국가대표는 선수를 기용하는데 제약 사항이 많지만, 프로팀 감독은 선수를 구성해서 나만의 축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도 더 많죠. 선수 구성부터 해야 하니깐요.

아이를 키우는 건 주어진 제약 사항을 가지고 시작한다는 점에서는 국대 감독과 비슷한 면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데 결과에 따라서 좌지우지되는 감독처럼 부모도 자녀의 결과에 따라 좌지 우지 되는 게 맞을까 아니면 아이가 자라가는 과정에 집중해야 할까?


유치부 교사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아이들이 해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 모습과 동시에 부모들의 모습도 같이 보게 된다. 아주 세세한 것들까지 지도하고 가르치려는 부모와 내 인생과 네 인생은 별개다 라는 부모, 아이들에게 뭔가 해주었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는 부모와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에 만족하는 부모, 부모로서 자식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부모와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부모.


아이가 배 속에 있을 때는 건강하게만 태어나다오 라고 생각했었는데, 태어나고 나서 보니 잘 먹었으면 좋겠다, 잘 기어다녔으면 좋겠다, 잘 걸어다녔으면 좋겠다,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바라는 것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최근에는 친구들과 원만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고, 어른들을 공경하면서 선생님들께도 공손하게 잘 배우는 그런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추가되었다.


1살짜리의 아빠가 되는 게 처음이었듯, 유치원생의 아빠가 되는 것도 처음이었고, 초등학교 저학년의 아빠가 되는 것이 처음이었던 것처럼 초등학교 고학년의 아빠가 되는 것도 처음이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소망이 어떻게 더 늘어날지도 사실은 잘 모르겠고, 바라는 것들 중에서 아이가 할 수 있게 기다려줘야 하는 것과 즉각적으로 개입해야 되는 것들 사이에 선을 정하는 것도 매번 하는 건데도 다소 어렵다. 아빠로서의 경력은 늘어만 가는데, 10살의 아빠인 건 처음이고, 11살의 아빠인 것도 처음이다보니 매번 서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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