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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ff J Sep 20. 2024

버스묵상 31

요게벳의 기도

1. 요게벳이 누구지?


요게벳이 누구인지 몰랐는데, 모세의 어머니라고 한다. 주일 2부 예배 때 성가대 찬양 제목이 이거였는데, 듣고 나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죽을 위험에 처한 자기 자식을 바구니에 담아서 강에 흘려보내는 어미의 심정은 이제 모든 게 끝이구나 라는 마음과 이게 다른 시작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혼재하지 않았을까. 마치 Commencement 라는 단어가 졸업과 시작이라는 말을 동시에 내포하는 것처럼.     



2. 자식 키우는 부모의 마음


코로나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우리 아들들이 집에서 기거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이 점점 상처를 입고 있다. 상다리도 부러지고, 욕조의 휴지 걸이도 깨져서 떨어지고,.. 첫째가 한 낙서로 더러워진 벽에 둘째가 장난감으로 찍어서 벽이 찢어지고, 그걸 또 잡아다가 더 찢어서 아파트 내장재를 확인시켜주고.... 이렇게 연일 발생하는 사건들로 내가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 내가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 여러 생각이 든다.     


그나마 내가 잘 안다고 착각하는 살고 있는 한 여자를 쭉 관찰해온 바에 따르면, 관계를 잘하는 사람답게 직장맘 들과도 잘 어울리고, 전업주부맘 들과도 잘 어울리지만, 무엇보다 사내 아이를 둔 엄마들과 더욱 공감을 잘하는 것 같다. 여기서 간접적으로 우리 집만 그런 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에 안도감을 느낄 뿐이다.     



3. 어떻게 키우지


사실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를 살면서 미래를 예측해야 하는 경제학을 공부한 까닭에, 앞으로 예전처럼 경제가 더 빨리 발전하지는 못할 것이고, 부모세대보다 못사는 자식 세대가 출현할 가능성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미래에 먹고 살 것 뿐만 아니라 앞으로 자식들이 먹고 살 것까지 다 벌어놔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나에게 요게벳의 기도에 이은 모세의 삶은 나에게는 위로다. 내가 할 수 있는 양육의 범위를 벗어난 것을 염려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하나님께서는 우리 자식들을 위한 양육을 준비하고 계신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셨다.     


언젠간 나도 양육을 졸업할 때가 오겠지. 그리고 그 시점이 하나님의 양육이 시작되는 시점이겠지.



4. 그리고 나도..


그리고 나도 키워주세요. 아직도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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