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으로써의 하나님과 친구로써의 하나님, 청년 때는 원하는 대로 잘 갖다 써 먹었는데, 부모가 되고 나니 내가 부모로서 자격이 있나 라는 찔림이 있어서 자유롭지 않다.
마르지 않는 잔소리의 샘을 바탕으로 입으로는 말 잘 듣고 축복 받을 녀석들이라는 미래형을 써 가면서 이야기를 하고, 눈으로는 전혀 다른 말을 하면서 혼을 내는, 진짜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다.
죽어야 되는 것에는 살아있고, 생동감있게 움직여야 하는 것에는 쥐죽은 듯 엎드려 있는 모습을 냉철하게 바라보면 역겹다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해야 할까.
11년차 부모로써 다시 들은 개념.
여전히 찔리고 아프고 회피하고 싶지만, 여전히 기억하고 계시는 그 분을 향해 나아가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