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최적화된 캐나다
남편과 아이들의 학교의 수업은 9월에 시작했다. 우리는 여러 가지 세팅을 위해 8월 초에 캐나다에 입국했는데 한 달 동안 아이들을 마냥 놀릴 수는 없어서 한국에서 유일하게 미리 예약해 둔 것이 있었다.
바로 여름 캠프. 것도 무려 골프 캠프~!!
나는 운동에 관심도 없거니와 왠지 비쌀 것 같은 두려움에 시작도 못했던 골프를 아이들을 위해 등록을 했다. 5일 동안 오전 9시부터 4시까지 그것도 점심도 포함이라는 (물론 핫도그, 피자 등 아주 아주 간편한 식단이었지만) 이 캠프의 가격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오전에는 골프를 치고 오후에는 골프장과 함께 있는 워터파크에서 매일 수영을 하고 왔다. 아이들은 이 낯선 땅에서 낯선 말로 진행되는 캠프를 다행히도 좋아라 했고 끝나는 날에는 더 하고 싶다고 얘기도 했다. 매일매일이 천국과 같은 날씨여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아이들이 아쉬워해서 우리는 가족 모두 골프 레슨을 받아보기로 했고 남편과 나, 아이들 둘이 각각 다른 선생님께 동시간에 수업을 받기로 했다. 2회만 단발성으로. 나는 골프조차 안 되는 심한 몸치이지만 날씨가 좋아서인지 그냥 필드에 나가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았던 레슨이었다. 여기서는 골프 수업을 받기에 참 좋은 환경이다. 런던 근처에도 골프장이 열 군데도 넘게 있고 개인 레슨부터 단체 레슨까지 다양한 수업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어린아이들이 골프 레슨을 받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업료나 골프장 이용료도 한국보다는 많이 저렴한 것 같다. 다른 스포츠 클럽에서 운동을 배우는 것과 접근성에서나 가격 면에서 별 차이가 없어서인지 많은 아이들이 골프를 배우고 어른들도 골프를 많이 즐긴다.
남편이 운동을 좋아해서 여기에 와서 남편은 아이들을 데리고 부지런히 도 운동을 하러 다녔다. 오자마자 스포츠 매장에 가서 농구공, 축구공, 테니스라켓을 사고 한국에서는 피클볼 라켓을 아예 싸들고 왔다. 농구를 하고 싶으면 주변에 있는 아무 학교에 가서 농구를 하면 됐고, 테니스 코트는 주변 공원에 늘 있었다. 피클볼 코트도 도처에 있고. 정말 운동하기에 최적화된 나라. 그러다 보니 아빠와 아이들과의 관계도 더 좋아지게 되는 것 같다.
남편은 부지런히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운동을 시켰고 난 운동 수업들을 알아보았다. 여기는 나라에서 운영하는 스포츠 수업도 많이 있지만 이 수업들은 저렴한 대신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걸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신 종목별로 클럽이 활성화되어있는데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큰 아이는 축구를, 작은 아이는 농구와 수영 수업을 등록했다. 우리나라처럼 한 번 등록하면 계속 수업을 받으면 좋겠지만 여기 시스템은 보통 시즌별 접수라 각 시즌에 등록 기간을 놓치면 아무리 앞 시즌에 수업을 듣던 아이들이라도 수업에 참가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부모가 일정을 잘 기억하고 있다가 등록 시기에 꼭 일찍!! (마감이 금세 되기 때문에) 등록을 해야 한다.
여기에서 운동을 시키면서 가장 좋은 건 시설과 수업료인 것 같다. 겨울에서 실내에서 축구 수업을 받을 수 있는 큰 실내 축구장이 있고 수영장엔 높이별로 다이빙대가 설치되어 있다. 농구 수업은 학교 체육관을 빌려서 수업을 하기도 한다. 겨울이 되니 스케이트장도 열었는데 공원에는 야외 스케이트장이 오픈되고 매주 수요일은 실내 아이스링크장이 무료로 개방된다. 스키장도 집에서 15분 거리에 있어 주말에 학원 가듯 스키나 스노 보드 레슨을 보낼 수 있다.
저소득층이면 지원을 받아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시스템도 잘 되어있다. 이건 캐나다 국민이나 영주권자가 아니어도 모두 적용되니 소득이 없거나 적은 가정의 아이들도 모두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집에 보통 베이스먼트가 있어서 그곳을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 놓은 집들도 많고 (우리 집 1층에도 탁구대를 설치해서 아이들이 심심하면 내려가서 탁구를 친다.) 집 앞 가라지에 농구대를 설치한 집도 흔히 볼 수 있다. 학교에서는 운동 클럽이 많이 있어 학교 대항전을 시즌마다 한다. 우리 아이들도 학교에서 농구 선수로 테스트를 보고 학교 농구선수로 뛰고 있는데 어제는 배드민턴 대표 선수를 뽑는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니 꼭 뽑히기를 희망해 본다. (농구 경기 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유튜브로 중계를 해줘서 아이가 경기하는 모습을 집에서도 보았다) 그냥 여러 면에서 운동에 진심인 나라인 듯.
우리 아이들은 주로 공과 함께하는 운동을 좋아해서 그런 수업을 주로 찾아보았는데 아이스하키(캐나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 펜싱, 다이빙, 태권도, 피겨 스케이팅 등 내가 원하는 종목들을 거의 쉽게 배울 수 있다. 아이들이 운동을 하며 자라니 아무래도 몸도 건강해지고 학업 스트레스도 풀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다 떠나서 우리 아이들은 스포츠를 좋아하니 쉽게 운동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마냥 좋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우리 큰 아이는 축구에 다시 빠지게 되었고 한국에서는 매일 하던 게임을 접고 축구 경기를 찾아보고 게임 유튜브가 아닌 축구 유튜브를 찾게 되었다. 조금은 더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느낌이다.
나는 이제 봄, 여름 학기 운동을 찾아보려 한다. 운동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게 유학 생활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