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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May 15. 2023

짧지만 매운 코스 | EEOR

캐나다 록키 9 - Canmore

2023년 5월 13일

Lenth: 왕복 4.8 km

Elevation gain: 832 m

AllTrails: https://www.alltrails.com/trail/canada/alberta/east-end-of-rundle-eeor?search=true


2023년 첫 하이킹은 밴프 국립공원 내 캔모어에 있는 EEOR로 선택했다. 록키까지 차로 9시간 왕복을 고려할 때 당일치기 산행은 짧은 코스여야만 한다. 5킬로도 안 되는 짧은 코스지만 청양고추처럼 매운 코스.  

정상에 오르면 캔모어 타운이 내려다 보이고 Ha-Ling Peak가 오른쪽으로 뾰족하다.  

캔모어 노르딕센터를 지나 비포장 도로를 10분 정도 올라가면 트레일 입구가 있다. 이곳은 산행 중 길을 읿어버리기 십상이다. 그래서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샛길로 빠지기 쉽고, 안 그래도 가파른 트레일이 더 위험해질 수 있다. 이곳은 유난히 젊은 하이커들의 성지이다. 40대 후반의 우리 그룹은 상위 2퍼센트에 드는 연령대로 보였다. 시즌 첫 번째 산행,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한발 한발 내딛는다. 산에 다시 오를 이 순간을 상상하며 긴긴 겨울 동안 꾸준히 관리해 온 체력, 그리고 내 무릎과 근력들의 상태를 점검해 보는 시간이다.  

tree-line을 넘어서자 뜨거운 햇볕을 온몸으로 받는다. 다행히 오늘 낮 최고 기온은 20도라 선들선들 바람과 함께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한 여름에는 많이 힘든 코스일 것 같다. 하늘도 파랗게 열려서 찍는 사진마다 달력사진이다.


이렇게 경사가 가파른 곳은 오르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힘들다. 발목에도 또 무릎에도 상당한 무리가 간다. 잠깐 딴생각을 할라치면 급경사에 돌과 흙이 딱 미끄러지기 좋은 조합 속에 꽈당 넘어지기 쉽다. 그리고 발목 부상으로 이어지면 몇 달을 고생한다. 다행히 이런 내리막에도 이젠 경험이 쌓였는지 젊은 아이들은 쩔쩔매며 엉덩이로 내려오지만 우리 일행은 뒷걸음으로 그리고 폴을 어가며 옆걸음으로 슥슥 내려온다.


4시간 반이 걸렸던 첫 번째 산행은 올해도 즐겁게 산에 오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주기 충분했다. 그리고 두 번째 산행으로 이어질 것이다.   

EEOR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에 그늘을 찾아 쉬었는데 이곳이 바로 뷰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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