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 고도(臨界高度)

-안데스 설원에서 2편-

by 정하

임계 고도(臨界高度)

-안데스 설원에서 2편-


나는 안데스 고원을 오르고 있다.

험준한 산길을

이유도 모른 채.


추위와 굶주림이

몸의 균형을 깨뜨리고,

숨은

고도의 임계치에 걸려

자꾸만 허덕인다.


설원은 넓고 가파르고

둘러봐도

아무도 없다.

말을 걸 그림자도,

뒤따라오는 발자국도 없다.


오직

내 등에 둘러매어진

생존 배낭 하나.


그 배낭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위기를 건너는 법,

끝까지 버틸 수 있는 힘,

아직 꺼내지 못한

한 번의 용기,


혹은

알 수 없는 생이 내게 던져준

질문들이 답을 구하려

생의 지표를 뚫으며

나를 밀어 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멈추지 않고

눈 위에 발을 올린다.


숨이 가빠질수록

생각은 가벼워지고,

가벼워진 생각 끝에서

나는 다시

한 걸음을 옮긴다.


아직

정상은 보이지 않지만

주저앉지 않고

두 발로 산을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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