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압(減壓)

-안데스 설원에서 3편-

by 정하

감압(減壓)

-안데스 설원에서 3편-


오늘도

나는 안데스 설원을 오르고 있다.

감당하기 벅찬

배낭 속 하루를

등에 짊어진 채,


등을 휘게 하던 하루를

잠시

내려놓는다.


지구의 첫 빛이 떠오르는

이곳의 하늘은

먹먹할 만큼

푸른 빛으로 일렁이고 있다.


눈은

겹겹이 쌓여 있고,

산은

굳건히 서 있으나

조금씩

품을 열어준다.


숨이 가빠질수록

생각은 줄어들고,

줄어든 생각의 골짜기 사이로

가느다란 빛이

스며든다.


나는

스스로 무게를 덜어낸

견딜 수 있을 만큼의 하루를

다시

등에 올린다.


하루만큼의 생의 무게는

여전히 무겁지만


참을 수 없는 버거움으로

내 숨을 조이지는 않아

등 위에서

한 걸음 늦게

나를 따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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