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에세이
가현이의 꿈
며칠 전 외출했다가 귀가했을 때
문 앞에 택배 하나가 놓여 있었다.
열어 보니 딸기 생크림케이크.
종종 안부를 전해 오던,
미소가 유난히 고운 제자가 보낸 선물이었다.
상자 안에는 작은 엽서 한 장이 들어 있었다.
“샘, 보고 싶어요.
중학교 때 샘이 저희를 데리고 가
제과점에서 케이크 만들기 체험을 했던 날이
아직도 기억나요.
그 시간이 참 좋았어요.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는데
이제야 이렇게 보내요.”
교직에 있을 때 나는
방과 후의 시간을 내어
학생들에게 여러 체험의 자리를 마련하곤 했다.
공부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아는 사람,
누군가의 삶에
한 줄기 물이 되어 메마름을 촉촉이 적시는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랐다.
치매병원과 독거노인 댁을 찾아
사제동행하는 봉사활동을 지도했는데,
그날은 독거노인분들께 선물을 하기 위해
학생들과 모 제과점에서 케이크를 만드는 날이었다.
생크림을 튜브에 담아
조심스레 짜 올리던 아이들의 손끝,
서로의 작품을 보며 웃던 얼굴들.
그중 누군가는
그날 처음으로
자신의 재능을 만났을지도 모른다.
그때 문득
이 아이들 가운데
언젠가 파티셰가 태어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었다.
가현이는
아마 그 꿈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제자의 정성스러운 꿈을
한 조각 잘라 입안에 넣었다.
폭신한 촉감과 함께
달콤한 맛이 혀를 감쌌다.
그 맛은
사랑에 오래 감싸여
천천히 익어 온
보람의 맛이었다.
섬섬옥수 여린 손으로 만든 그날의 케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