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감성 테마시
라보엠, 그들의 따뜻한 궁핍
궁핍한 두 예술가 친구는
게으른 난로가 일하지 않는
차디찬 셋방에서
화가가 그린 거대한 홍해의 파도를 바라보며
으슬으슬 떨고 있었다.
그들은 추위를 면하고자
시인의 원고를 난로 속에 밀어 넣으며
노래했다.
“오, 이 시대는 위대한 시를 잃고,
로마는 화재의 위험에 처했네.”
가난이 등을 치고,
허기진 저녁이 배를 움켜쥐어도
겨울밤 난로 앞에서의 웃음은
방안의 모든 어둠을 밀어내었다.
그러다 그녀의 차가운 손을 만난 순간,
시인은 영혼이 떨리는 사랑을 느꼈다.
그는 말했다.
“나는 사랑의 시를 짓는 시인이오.
비록 가난해도 마음만은 백만장자요.”
미미는 그 사랑을 받아들였지만,
삶은 그들을 가난 속에 붙들어 두었고
병마는 서서히 그녀의 몸을 잠식했다.
그들의 사랑은 결국
비애의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맞아야만 했다.
사랑은
무거운 하늘을 이고도 웃을 수 있는 큰 힘이나,
한 번 놓치면
산산이 부서지는 별조각
그들은 바람 부는 들판에서 흐느껴야 했다.
비애는 언제나 예상보다 일찍 찾아와,
그들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미미는 병든 몸으로
시인의 품에서
서서히 죽음을 맞이했다.
유쾌한 우정은
낡은 외투를 팔아서라도 친구의 연인을 살리고 싶었다.
결국 연인의 죽음으로 슬픔에 젖은
친구의 어깨를 감싸며 위로했다.
궁핍한 날들 속에서도
그들은 유쾌한 농담으로 세상을 밝히고,
짧은 시 한 줄에도
서로 박수를 보내며
굶주림을 잊곤 했다.
오늘
무대 위에서 다시 만난
보헤미안 청춘들은
노래로 절절히
뜨거운 삶을 이야기했다.
“삶이 우리를 찢어놓았지만
우리는 서로를 꿰매며 살았다.
그것이 청춘이었다.“
궁핍 속에 핀 사랑은
너무 애처로웠고
궁핍을 이겨낸 우정은
너무 유쾌했으니
가난이 그들을 시험했다면
사랑과 우정은
그 시험지에 남겨진
가장 아름다운 오답일지도 모른다
배경 이야기
오페라 라보엠(La Bohème)의 뜻
‘보헤미안의 삶’, ‘방랑하는 예술가들의 삶’, ‘가난하지만 자유로운 젊은 예술가들의 생활’
라보엠은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이 파리의 다락방에서 우정을 나누며 살아가던 중,
시인 루돌프와 미미가 만나 애틋한 사랑을 하다가 병과 궁핍에서 미미가 죽음으로
그들의 사랑이 비극적으로 끝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리아 ‘그대의 찬 손’, ‘미미의 노래’가 유명합니다.
12월 5일 오페라 ‘라보엠’을 ‘예술의 전당’ 무대에서 만나는 동안,
나는 오래전 내 청춘의 온기와 그림자를 함께 보았습니다.
예술가들의 가난한 행복,
사랑의 떨림과 비애,
그리고 친구들이 서로를 붙잡아 주던 따뜻한 순간들—
그 모든 장면은 훗날 우리가 서로를 꿰매며 살았던
삶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삶은 언제나 뜨겁고 진실하지만
비애는 소리없이 다가와
우리 뒤통수를 강타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