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탁구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다. 직장 동료들과 그리고 대학동문들과. 전에 대학동문들과 탁구를 치면서 느낀 즐거움을 시로 써보았었다.
동문 탁구 동호회
사람들이 모인다
평생 모르고 스쳐갈 뻔했던 사람들이
탁구를 매개로 인연을 맺는다
쏟아지는 땀방울 속에
몸은 티톡스 되고
한바탕 웃음 속에
마음은 하늘을 난다
지난 토요일 동문모임에서 승급을 당했다. 9부에서 8부로. 그날 오전에는 관악산 학바위 능선의 학바위까지 올랐다가 같은 길로 내려오는 2시간여의 등산을 했기 때문에, 나의 에너지 레벨상 4명이 한 조가 된 풀리그 전을 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이제 막 승급을 했으니까 져도 된다는 생각으로 게임에 임했다. 그런데 같은 부수의 2명의 남자 후배에게 이겼다. 물론 한 후배는 어려운 서브를 자제하며 나와 겨룬 덕분이지만 의외의 결과였다. 그 전날 금요일에는 탁구 레슨과 랠리도 했으니 평소 내 체력으로 본다면 이틀 동안 연속으로 과한 몸 쓰기를 한 것인데 내가 3판 2승 시합에서 2대 1로 연거푸 이긴 것이다. (5판 3승이 아니라 3판 2승인 것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직장 모임에서 학기 중에는 일주일에 한 번 레슨을 받는 정도였고, 방학하자 두 번의 모임으로 늘어났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그 두 번을 잘 지키지 못했다. 그래도 그전과 비교할 때 지난가을부터 꾸준히 탁구를 친 덕분에 체력이 늘어난 것 같다.
얼마 전에 테니스를 20년 동안 치신 갓 은퇴한 고교선생님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분 왈 40대에 테니스를 시작할 때는 조금만 쳐도 숨이 찼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 60대인데도 2시간 동안 테니스를 칠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넘쳐난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체력과 꾸준히 운동을 한 후 달라진 체력에 대한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희망이 생기지만 문제는 그 희망의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과 어울려 운동을 하는 동호회에 가입할 것을 추천한다. 위 선생님도 강력히 추천했다. 같은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화를 많이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동호회 사람들끼리 친구가 된다고 했다.(젊은 사람들 경우에는 배우자를 만나기도 한다고 한다.) 사람들과 친해지면 그 모임에 더 열심히 나가게 되고 그러다 보면 운동을 하는 횟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게임을 하고 나면 자신이 실수했던 순간을 복기하여 내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분석하게 되고, 다음에는 그런 실수를 안 하기 위해서 평소에 한 번이라도 더 연습을 하게 된다. 승부욕이 강한 사람들은 이기기 위해서도 더 연습을 할 것이다. (물론 과유불급. 어떤 운동이든 무리를 하면 안 될 것이다.)
고령의 나이라면 운동을 할 때 더 주의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무릎이 신경 쓰인다. 물론 운동을 하다 보면 다리에 근육량이 늘어나서 무릎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래도 나이가 있으면 일찌감치 무릎을 보호하며 운동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내 경우는 K-tape로 무릎을 감싸주고 운동을 한다. 전에 9킬로가 넘는 코스로 동강트레킹을 갔을 때 양쪽 무릎과 종아리는 오른쪽만 테이핑을 하고 걸었다. 그랬더니 테이프를 붙였던 무릎과 오른쪽 종아리는 괜찮았고 왼쪽 종아리는 쥐가 났었다.
자신의 체력에 맞춰서, 여건에 맞춰서 사람들과 같이 운동할 수 있는 스포츠를 하시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사람들과 어울려 운동을 하다 보면 함께 웃을 일이 많고 서로 유대감이 깊어진다. 그러니 몸이 건강해지면서 정서적, 정신적 안녕도 커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