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아오는 좌표

누군가가 그토록 바랐을 새벽은 어쩌면 당신에게는 건조할지도.

by 휴사


블루아워


어느 정도 시적인 표현을 담아 얘기하기를

새벽이 끝나는 곳을 지칭하는 단어란다.

어스름도 아니고 그렇다고 동 틀 무렵의 주홍빛도 아니라는 곳인 그저 푸른 새벽의 한복판.


새벽에 혼자 일어나 있을 때

아침이 다가오는 그 수만 가지의 기분을 한 단어에 짓눌러 담은듯한 표현은 오늘도 내 삶을 영위시켰다.


해가 질 무렵엔 이미 그날의 끝자락에 다다랐음을 겨우 실감하지만 이런 블루아워 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나는지 알 턱이 없겠지.

말을 빌리자면 모든 사물이 상상과 자각의 사이에 갇혀있는 때. 라던데

나는 한 번도 눈에 담아본 적이 없어 잘은 모르겠다만 지금에 와서야 겨우 한 기억이 떠오른 것 같다.

블루아워란 누군가에겐 반복되는 매일임에도

또 다른 누군가에겐 빛이 펼쳐지길 기다리는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런 모호한 샛소리가 지천에 깔리는 때라면

겨우 자신을 일으키고, 길바닥에서라도 감정을 줍고 기뻐한 적이 있는 자들에게나 유효한 시간이겠지.


이렇게 추상에 형태를 부여하자니

바라던 내일에 다가올 잡음, 먼지, 빛깔을 애타게 기도하며 애절하게 맞닿은 손이 떠올랐다.


저기 저 지평선의 경계 너머에서 한 명이라도 더 나와 같은 내일을 바라기를 간절히 빌며 새벽녘의 사이에 떠오른 한 방울의 념을 정제해 본 글을.

새파란 멍이 잔존하는 연주홍빛의 투명한 하늘에 조심스레 띄웠다.


어떠한 잡념이라 할지라도 이렇듯 내 삶을 이해시키는 구성요소이자 병든 삶에 필수적인 영양소가 되어줌에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