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선고합니다

땅. 땅. 땅.

by 휴사


불합리하며 부조리하고 불완전하여 불필요하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 대고 내가 한 번쯤 품은 불만들이다.

나는 참말로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

타인의 기준으로 만들어져 나와는 모양새가 도무지 들어맞지 않는 세상에 어쩔 수 없이 끼워 맞춰져 살아가고 있다고 여겨지게 하는 주변에 몇 번이고 의문을 품어봐도

그것이 본능에 의한 것이건, 이성에 의한 것이건

그런 허공이 외치는 선고에 나는 둘러싸여 있었고 그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다.


지극히 강제적인 통보에 지나지 않은 슬픔들, 그리고 다양한 억눌림들.


우리는 왜 그런 것들에 잔뜩 안겨지면서도 단 한 줌의 행복만큼은 선고받지 못하는 걸까.


넌 앞으로 불행할 거야, 너의 인생은 앞으로 시험에만 빠지게 될 거야, 네가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냐?


불행의 반대말은 행복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행복한 것이 없는 상태가 불행에 가깝다는 것까진 부정할 수 없었다.

애초에 난 그리 대단치 않은 일이 덮쳐도 조건반사적으로 이 앞에 벌어질 일들을 예측해 부정을 담아 비웃었다.

어째서 난 그렇게 자신 있게 단언했던 것일까.

그리고 다수의 사람들은 무엇을 빌미로 그리 자신 있게 단언할까?


행복이란 것은 개인이 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유성을 띄는 무형의 개념이라 생각한다.

무엇하나 내 맘대로 정할 수 없는 이 세상에서 난 내 행복의 정도와 형태만을 정할 수 있었다.

주변인이 아닌 타인이 순수하게 줄 수만은 없는 게 내 개인적인 행복이니까 먼저 내가 정해야만 했다.

그래야 남이 주는 행복을 바라보고 느낄 수 있게 될 거라 믿는다.


그렇다면 오롯이 내게 맡겨지는 행복은 그 크기만 쓸데없이 불리지말고

내 손으로 행복을 파악하고, 안배하고, 지켜주어야 하는 덕목정도쯤 되는 것은 아닐지.


오늘도 고민의 수렁에 빠지게 될까 하는 쓸모없는 노심초사를 반복할 뻔했지만

다행히 한 가지 이룩해야만 하는 목표점이 마음속의 심판대에 올랐다.


나는 지금 나 자신과 그대들에게 선고하고 싶다.
행복이란 가치를 끝끝내 손으로 쥘 수 있게 될 그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