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운조로 <浮雲朝露>

뜬구름과 아침이슬은 한 때 서로가 서로였다.

by 휴사


최근 입대하고 느낀 감각들을 모아서 하나씩 되새김질 하는 중이다.

확실하게 몸의 상태가 안 좋은 쪽으로 조금씩 변모하지만

나는 그럴수록 왜인지 삶에 대한 선명함을 느껴가는 중이었다.


한정된 시간에서 부자유까지 합쳐지니 누군가에게 그런 상황이 주어진다면 설마 하는 지옥이 아닐까 싶지만 아무 근거도 없는 상상과는 다르게 오히려 많은 것이 현실에선 다르게 작용했다.


사람은 구태여 살아간다.

현실의 세상이 내 발에 맞지 않는 신발처럼 느껴지더라도

당연히 있을 것만 같은 내일의 희망을 품고 살아갈 여유를 얻는다.

그런 나에게는 안치된 미래란 없을지도 모른다.

요즘은 노래만 불러도 심장이 아프게 될 정도니까.


그럼에도 왜 나는 이곳에서 나오지 못하고 나오려고 하지 않을까?

물론 이제 군생활은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제 와서 여기에서 뛰쳐나와봤자 세상과 나는 나를 이해하지 않을 것이다.

분명 그런 이유도 있겠지마는 좀 더 궁극적으로 내 발목을 붙잡는, 아니 여기에 머물게 하는 이유라면 있다.


어쩌면 충실한 그런 나날들의 사이마다 껴 있는 소금결정같이 작지만 꼭 필요한 행복감이 내가 찾아야만 보여진다는 사실 앞에서 빛나기에 움직였고

나와 비슷한 입장에서 애락을 나누는 동류들이 존재만으로도 잠시 잊고 있던 콘센트에 날 연결시켜 주어

이렇게 매번 누군가가 찾아오고 누군가가 떠나가는 삶을 오랜만에 엿보게 되는 매일에 새삼스레 감사했다.


막상 나열해 보니 서사는 빈약하고 흔해 빠졌지만

이토록 작은 명분은 보잘것없이 짤막한 내 삶에 있어선 나름대로 굉장한 동력이 되어줬나 보다.


1분 1초가 아까울 텐데도 현실에 깊이 빠져들고

마치 오지 않을 내일의 나무 심기의 의미를 이해라도 했다는 듯이 지금 글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듯 순환하는 감정들이 이슬과 구름처럼 느껴졌다.

구름은 한때 이슬이었고 이슬 또한 구름이다.

그것처럼 내 글도 누군가에게 닿아 순환할까?


이 글을 보는 당신도 광대한 구름과 투명한 이슬에게 뭔가 느끼는 바가 있다면

글 한 줄 써보는 하루는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