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클라리넷이야기 8편 -첫 제자 그리고 다시 타오른

첫 제자를 만나다

by 문석환

교육청 신고를 마치고 나서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사업자등록이었다.



세무서에 가서 안내를 받고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니


생각보다 절차는 단순했다.


며칠 뒤 사업자등록증이 나왔고,


그제야 비로소 ‘정말 시작했구나’라는 실감이 났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조용했다.


홍보를 본격적으로 하기도 전이었고,


학원에는 아직 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



2005년 12월,


20대의 마지막 달은 무척이나 쓰렸다.


아무것도 되는 게 없었고,


머릿속은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형, 저 지환이에요.”


“어, 오랜만이야.”


“형, 학원 오픈했어요?”


“응, 이제 막 시작했어.”


“저 할 얘기가 있는데… 형 집으로 가도 돼요?”


“응.”



지환이는 같은 악기를 했던 친한 동생이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한동안 클라리넷을 내려놓았던 친구였다.



몇 시간 뒤,


지환이가 집으로 찾아왔다.


방에 올라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지환이가 말했다.



“형, 저… 클라리넷 입시 볼 수 있을까요?”


“뭐? 입시?”


“네. 계속 악기를 할 건 아닌데,


학교에 가서 편입을 해볼까 해서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입시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 남짓.


게다가 악기를 놓은 지도 꽤 된 상황이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



“안 될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하며 지환이의 눈을 봤는데,


지금까지 알고 지내면서


처음 보는 간절한 눈빛이었다.



“그럼 하루에 10시간 정도 불 자신 있어?”


“네. 밤새도록도 불 수 있어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래. 그럼 한 번 해보자. 내일부터.”



그 순간,


오랜만에 의욕이 다시 불타올랐다.


‘그래, 이제부터 시작이야.’



하지만 그때는


앞으로 다가올 참담한 시간들을


아직 알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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