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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혀노블 Oct 27. 2024

왜 걱정을 하세요?

걱정 없이 사는 것 같아 보여도 한 두 가지 걱정쯤은 품고 산다.


걱정의 크기를 가늠하는 척도 상대적이라 자칫 마음대로 재단할까 우려된다.


아이의 걱정거리도 내 걱정거리 못지않게 그 크기 꽤 커 보였다.


함께 어울려 노는 친구가 말을 툭툭 내뱉을 때마다 어떻게 대꾸해야 좋을지 모르겠고, 그 친구의 말 한마디상처를 받을 때가 다고 다.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은데 자신은 용기가 없어서 그 친구에게 아무 말도 못 했다고 다.


'그런 부분은 꼭 나를 닮았네.' 생각했다.


나도 하고 싶은 말이 많았고, 종종 억울함 느꼈지만 용기가 없어 말을 아꼈었다.


아이에게 "세 번 정도 생각하고, 그래도 말해야겠다 싶을 때 할 말은 해."하고 얘기해 주었다.


아마 아이가 아니라 나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 말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이가 물었다.


"시간이 지 나이가 들수록 용기가 생겨서 말할걸 그랬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나이가 들수록 용기는 더 줄어든다.


용기가 아니라 후회가 늘어난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 하고 싶은 말을 적절한 때에 하지 못하면 마음에 켜켜이 쌓인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난 뒤에야 그때 내가 왜 그 말을 하지 못했지? 하면서 뒤늦은 후회를 한다.


상대서운하게 했던  마음속에 한가득 담아두었다가 한순간 폭발시킬 수 없는 노릇이다.


아이가 나처럼 그런 후회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에게 원하는 바를 분명하게 말하고 후회가 적은 삶을 살 수 있다면 좋겠다.


설령 그 말을 꺼내어 오히려 그 친구와 서먹한 사이가 되더라도 말이다.


괜찮은 친구임에 틀림없다면 잘못한 점은 사과하고, 오해가 있었다면 풀자고 말할 것 이기에...


내 아이에게 벌써 그 크기를 짐작하기 어려운 걱정거리가 생겼다니 나도 덩달아 걱정이 느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내일 당장 친구를 만나서 얘기를 꺼내볼 거야?" 물으니


"엄마, 내가 알아서 할게요. 나도 다 생각이 있어요." 한다.


걱정의 크기를 가늠할 수 없어 걱정을 하나 더 얹을 뻔했는데 의기소침해하지 않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였다.


나는 아이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넌 용기 있는 아이야, 씩씩하게 얘기할 수 있을 거야. 친구에게 네 생각을 말해."


아이는 나보다 쉽게 걱정을 툭툭 털어낼 수 있을 것 같다.


내 걱정한없이 작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퇴사 이후의 기약 없는 생활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회사 밖은 지옥이라던데 이런 게 재미없는 지옥인가?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었으므로...


우연히 보고 피식했던 짤이 떠올랐다.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나요?

''

그렇다면 왜 걱정을 하세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나요?

'아니요'

그렇다면 왜 걱정을 하세요?


이미지 출처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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