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같은 이별

기말고사가 끝난 이후의 혼란과 방황

by 외딴별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도 눈아픔은 여전했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이제 기말고사가 끝났기 때문에 당장 해야할 과제가 많지 않아 이전처럼 눈이 아픈데도 공부에 열중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여전한 눈아픔이지만 서서히 나아지는 것 같았기 때문에 눈아픔에 대해서는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기말고사 이후 첫 번째 영어 학원 수업에 항상 뒷자리에 앉아 떠들곤 하던 두 학생이 오질 않았다. 물론 개인 사정으로 하루 결석한 것일수도 있지만 어딘가 불길한 낌새가 느껴졌다. 그리고 다음 수업시간에도 그 다음 수업시간에도 그들이 오지 않으면서 내 혼란스러움은 커져갔다. 이러한 내 혼란의 원인은 이제 더 이상 그들로부터 활력을 얻지 못한다는 두려움이 컸다. 비록 내가 먼저 그들에게 다가간 적은 별로 없지만, 그들이 나에게 먼저 다가오며 인사해주었고, 그들이 활기차게 떠드는 모습을 보며 나는 그들의 모습이 내가 가야 할 이상향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나는 그들의 대화의 끼지 못하면서 상처받기도 했었지만, 오히려 그들이 활기차게 떠드는 모습을 통해 다가갈 용기를 얻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들이 떠난다면 더 이상 이러한 활력이나 용기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나는 혼란스러웠다. 며칠 후, 나는 학원 선생님을 통해 그들이 학원을 쉰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들이 사실상 학원을 끊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때의 나는 의외로 담담했다. 왜냐하면 다행히 학교에서 학원을 쉰다던 그 학생의 인사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곧이어 같은 학원 영어 수업을 듣던 다른 두 학생도 학원을 쉬면서(끊으면서), 나는 같은 선생님의 다른 분반 수업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때의 나는 비록 나에게 활력을 주었던 네 명의 학생들이 모두 학원에서 떠났지만 또 다른 활력이 찾아올 것을 믿으며 그들의 활력을 마음 속에 영원이 간직하고자 했다.


바람같은 이별


바람같이 만났다가

바람같이 사라져버린 이별


비 내리던 어느 날

바람 불어 휘날리던 빨간 백일홍

꽃밭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를 알고 또 친해지고

빛나는 꽃을 주고받기도 하며

받은 꽃들에 감사해하고

또 행복했었는데


떠나간 자리엔

노란 백일홍 한 송이가 남아

쓸쓸한 이곳을 지키고 있네


하아, 아무리 그리워도

언젠가 연이 되면 만나겠지

그러니 그때까지

난 이 백일홍 길을 걷고 있어야겠다

21.7.12


이렇게 내가 갑작스레 학원을 끊은 학생들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던 도중, 학교 담임 선생님께서 내일 바로 2학기 반장을 뽑을 것이라고 예고하셨다. 그리고 난 처음에는 이에 대해 무관심했지만, 이내 '반장선거에 출마해 이를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만들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출마를 결심했다. 그래서 학원 끝나고 열심히 연설문을 작성했다. 그리고 반장 선거가 열리는 다음 날, 나는 엄청난 걱정과 불안 속에서 연설을 진행했다. 하지만 다행히 연설 와중에는 떨지 않고 잘 해냈었다. 개표 결과 총 64표(1인 2표) 중 나는 8표를 받아 꼴지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나를 제외한 7명이나 나에게 투표했다는 것이 놀랍고 감사했다. 그리고 애들이 그래도 내가 어느정도는 회장으로써의 자질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행복했다. 회장 선거가 끝나고, 여러 학생들이 교실 뒤에서 원형으로 모여 놀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그들의 놀이에 끼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수많은 방황 끝에 나는 용기를 내기로 결심했고, 그렇게 우리반 친구들과 함께 놀게 되었다. 그렇게 행복을 느낀 나는 내일도 이렇게 친구들이랑 놀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이 날 이후의 오프라인 수업이 모두 온라인으로 바뀌어버렸다. 그렇게 내일을 기약했던 나의 바람은 이렇게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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