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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레 May 04. 2023

로마에서의 강행군

15. Città del Vaticano, Roma

  로마 외곽 주차장에 도착한 다음 날은 일요일이라,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체스코 교황님의 축복 말씀이 있는 날이었다. 우리는 바로 바티칸으로 갔다. 남편과 나는 종교도 없고, 더군다나 나는 내용도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존경하는 교황님의 음성을 직접 들을 수 있어 감격스러웠다. 내가 바티칸에서 머얼리서나마 교황님의 모습을 뵙고 음성을 듣고 있다니.


  바티칸에서 나와 본격적으로 둘러본 로마도 정말이지 끝내주게 멋졌다. 하지만 로마에서 보낸 며칠은 우리에게 고행 그 자체이기도 했다. 그늘 한 점 없는 로마 외곽의 주차장, 극심한 무더위와 종일 비 오듯 땀을 흘리면서도 씻지 못하는 찝찝함, 부러질 듯 아픈 다리, 그리고 걸어 다니기엔 너무 넓고 볼거리가 넘쳐나는 로마의 환장의 콜라보였다. 이때는 이제 막 로마 관광을 시작한 터라 그저 즐거웠지만.


  바티칸에서 나온 우리는 무성한 그늘이 드리운 테베레 강변을 걸었다. 그 순간이 로마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진짜 로마에 왔다고 느낀 것은 비토리오 에마누엘 2세 다리를 건너 코로나리 거리로 들어섰을 때였다.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돌바닥의 굴곡과 세월이 그대로 새겨진 건물들. 로마의 건축물들은, 그토록 긴 세월이 지났음에도 낡았다기보다 근엄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이 도시는 과거의 영광을 영원히 잃지 않을 것 같다.





                                      (전자책 발간 예정으로 이하 내용은 삭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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