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건사하는 마음에 관하여
강의를 할 때마다 버릇처럼, 때로는 잔소리처럼 하는 말이 있다. 자기 자신의 감정들을 제대로 돌볼 줄 알아야 한다, 각 감정 별 주소지를 알고 그것들을 적절히 다루는 ‘자신만의’ 방식을 하나 둘 습득해야 한다, 그것들로 말미암아 스스로를 건사하는 삶으로 나아가길 빈다, 성인이 되면서부터는 스스로가 자신의 보호자가 되어줄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쓰고 보니 한편으로는 너무 뻔 한 말이고, 또 한편으로는 거창해서 실천하기 어려운 말이다. 물론 잊고 지낸 지난 삶을 훑으며 덮어두었던 심연을 마주해야 하고,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 방법들을 찾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가 미웠다가 좋아지기를 반복하게 될 것이 뻔하다. 그럼에도 심리학을 전공했다면 ‘사람’에 대해 알아가기 전에 ‘자신’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늘 강조하는 이야기다. 그래야만 그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으므로.
나를 안다고 해서 모든 세상살이가 쉽지는 않다. 타인의 마음이 뻔히 보이는데도 내 마음과 잘 맞닿지 않아 고통스럽고, 타인의 마음을 알지만 그들의 요구를 곧이곧대로 다 수용할 수 없어 불편하고, 타인의 아픈 마음이 보일 때면 모른 척 감은 눈 하고 싶고 …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 순간마다 내가 했던 일은 다시 또 ’나‘였다. 그들을 변화시킬 순 없지만 ’나 자신‘은 내가 원하는 쪽으로 움직이거나 어루만질 수 있다.
오늘도 그렇다. 상처받은 마음은 30분 인터벌 러닝으로 날려버리고 나의 온전하고 건강한 마음을 건사하는 쪽으로 조금 더 많은 에너지를 흘려보낸다. 그래야만 내가 조금 더 다부진 마음으로 너를 담아낼 수 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