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쉽지 않은 이별
콩이가 죽었다. 이모네에서 기르던 작고 새카맣던 강아지 콩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별안간, 이유도 없이, 예고도 없이 허망하게 곁을 떠났다.
콩이 곁을 지켰던 작은 오빠는 죽음 앞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다 큰 성인이어도 가족의 죽음 앞에 태연할 수 없다.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웅얼웅얼 무너진 발음으로 슬픔을 뱉는다. 흩어진 슬픔에 죽음이 가득 묻어 있다.
“콩이 좋아하던 이불 있잖아, 그거라도 몸에 덮어줘.”
죽은 아이가 그 모든 것을 느낄 리도, 알 리도 만무하지만 마지막 가는 길 춥지 말라고 살아있을 때 늘 가까이했던 이불을 찾는다. 오늘 밤, 오빠는 천천히 식어가는 콩이와 마지막 밤을 보내기로 한다. 화장터는 내일 알아봐도 늦지 않을 거라고 되뇌면서.
죽음은 언제나 우리 가까이에 살고 있다. 자명한 사실을 모르는 바 아니나, 썩 익숙해지지 않는 삶의 모퉁이다. 애써 무뎌질 필요도, 태연하게 굴 이유도 없다. 그저 애도의 시간을 갖는다. 콩이가 홀로 떠나는 길, 외롭지 않게 마음의 등불을 켜 저승길에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