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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SPAPA Nov 11. 2023

[Epilogue] 나와 당신의 회사 이야기

Z

계속 읽고 싶어 닳아 없어질 때까지
계속 읽고 싶어 해져 찢어질 때까지
계속 보고 싶어 달이 넘어갈 때까지
계속 넘기고 싶어 해가 떨어질 때까지
(너는 나의) 너는 나의 책
(너는 나의) 너는 나의 문학
(너는 나의) 마지막 문장
(너는 나의) 너는 내 첫 문장

- 박소은, '너는 나의 문학' -


Z는 사람들을 좋아했다.

하지만 그는 람들에 대한 호불호가 무척 강했다.

신입사원 시절의 그는 표정과 행동에 그의 생각이 바로 드러났다.

정확히는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사회생활의 성공에서 중요한 건 포커페이스라 이야기를 들은 이후 나름대로 노력해 봤지만, 

타고난 성향은 쉬이 변하지 않았다.


여차저차 시간이 흐르고 그도 10년이 넘는 회사생활을 했다.

그러다 작년의 언젠가부터 그는 생각이 복잡해졌다.

'과연 회사생활을 잘해온 것일까, 아니해왔다는 자체가 과연 잘한 것일까?'

마음을 나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회사를 떠나가면서 후회와 원망 늘어가고 있었다.

그 또한 회사를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만 갔다.

그러던 중 그는 여러 가지 다짐의 일환으로 글을 써보자는 생각을 했고 그것을 실행에 옮겼.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목표를 이룬 후에도 계속 글을 쓰고 싶었던 그는 회사의 이야기를 써보기로 결심다.

회사의 이야기 중에서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




"사람에 대한 이해(spectrum)넓혀야 한다!"


지인에게서 이 말을 듣는 순간 그는 울림을 느꼈다.

사람에 대한 호불호란 결국 스스로가 만든 단편적인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특정한 누군가를 전적으로 따른다는 것도 지나친 집착이자 에너지 낭비일 수 있고,

굳이 마음에 들지 않는 누군가를 점점 더 미워하고 배척하며 스스로 지옥에 들어앉을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好)와 불호(不好)의 경계가 사라져 갔다.


그 무렵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그의 딸아이는 영어 알파벳을 배우기 시작했다.

열심히 알파벳을 익히는 딸아이를 보며 그는 생각했다.

'사람에 대한 이해도 이와 같지 않을까?'

알파벳을 구성하는 어느 글자도 무의미하지 않듯,

그와 그의 주변을 구성하는 사람들은 모두 소중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는 결심을 하게 된다.

회사에서 함께한 '사람'들의 기록을 하나씩 남기겠노라고.

@CoComelon, 'ABC Phonics Song'


'AMOTLWUPEKHBNVDYXSJGCIFQRZ'


채워가는 알파벳들을 봐주길 원했던 이야기.

그의 이야기이자 동시에 26명의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 모두의 회사 이야기.


그리고 어쩌면 모두가 예상했겠지만,

Z는 지금 자신의 이야기를 적고 있는 중이다.

말 그대로 Z(지)의 이야기다.

글을 써오면서 사람들에 대한 이해의 폭분명히 넓힐 수 있었다.

세계가 확장되 행복도 커졌다.


가끔씩은 매우 힘겨운 회사 생활.

말도 안 되는 불합리한 상황들과 피 말리는 격무들.

갈등과 반목이 끊이지 않는 아수라 같은 상황들.

그런 회사생활 끝에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돈? 명예? 자아실현?

지금까지를 기준으로 돌이켜 봤을 때 시간이 지나면 가장 남는 것은 결국 함께한 사람들과의 추억이다.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 이야기.

회사 속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

오피스 라이프 A to Z.




Z 마지막으로 연재는 끝을 맺지만,  

게 시작되는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은 또다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이야기들은 열린 결말로 남겨두고자 한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삶을 살아있고,
또 살아가고 있다.


스스로에게, 그리고 다른 완생들에게 존경과 응원을 전하며 남는 글.


'Life Goes On. 삶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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