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前上書
아부지 오마니, 너무 걱정 마이소. 여는 머 잘 지내고 있심더. 그나 여나 뭐 사람 사는데 아입니꺼. 머 그래도 정신이 없어가 영통은 한번 밖에 못해서 죄송합니더. 처음에는 유럽여행도 아이고 그냥 여행 간다고만 했는데도 마 그 쪼그마난 을라를 델고 어딜 가느냐고 아부지가 영 맘에 안 드시가꼬 좀 내도 짜잉 내고 했지만서도, 그래도 얘기 드린거처럼 그 을라는 비행기에서도 음층시리 귀염 받고 남들한테 민폐도 안 끼치고 잘 왔다 아입니꺼.
그라고 와이프가 마 철저히 준비해와가 그냥 한국에 있는 거하고 똑같이 잘 멕이고 있습니더. 이유식 먹이는게 재료 준비부터 시작해가꼬 직접 먹이는 것 까지 이래 손이 마이가고 힘든줄 몰랐습니다마는 그래도 부족함 없이 잘 하고 있습니더. 그거 막 야채 과일 다지는 초퍼 이런거부터 해가 얼리서 넣는 큐브라든가 머 여튼 그런거까지 다 싸들고 왔다 아입니꺼. 그라고 이런거는 마 그냥 와이프 말만 믿고 따라가면 되는기그등요. 근데 지는 머 말은 잘 들은께네 걱정 안하시도 됩니더. 특히나 마 물 같은건 그냥 끓여먹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아기들은 그 머드라 신장하고 간이 약해서 미네랄이나 나트륨 같은기 마이 들어 있으면 안된다 카데요. 내야 머 알았나 그런기 있는 줄로. 근데 마 사장님 며느리가 워낙에 꼼꼼해가꼬 수돗물은 당연히 안되고, 그나마 마트에 파는 물 중에 좀 좋은거 이런거도 안되고, 기어코 우리나라 올리브영, 아 그 올리브영이라꼬 알지예? 화장품 마이 파는데, 여도 그런게 있는데 거서 아기들 전용 생수를 찾아따 아입니꺼. 와따 이런게 있는 줄 내사마 세상 처음 알았다 아입니꺼. 여튼간에 그래 하나하나 챙기면서 우리 둥이 잘 챙기고 있응께, 진짜로 걱정은 하덜 마씨요잉.
그라고 지금 여기는 도착한지 인자 7일째 됐고요, 지금 시각은 저녁 8시 35분 됐심더. 손녀딸은 그냥 마 잘 묵고 잘 놀고 지금은 잘 자고 있네예잉. 우리 둥이는 무뚝뚝한 오스트리아 사람들도 애교 미소로 홀리고 막 그라고 있습니더. 근데 처음에는 쫌 그랬거든요. 그 사람들이 마 무뚝뚝해가꼬 한국 같으면은 그냥 마 지나가다가도 아이고 귀엽네, 몇개월이에요, 그카다가 가끔은 아들이에요? 이러는 마 쎈스 없는 인간들도 쫌 있지마는 머 어쨋든간에 그랬을낀데, 여는 머 처음에는 사람들이 다 일부러 처다보지를 않는건가 싶었거든요? 근데 또 그기 아이긴 하드라고요. 은근슬쩍이 웃어주거나 손 흔들어주거나 그라다가 엊그제 간 식당에서는 근육빵빵하고 덩치 좋은 현지인 아이씨가 그냥 마 귀여브가꼬 머라머라 캐사면서 손도 만져주고 볼따구도 한번 건들이고 그랬다 아입니까. 머 볼따구 건드는거는 쪼매 맘에 안들긴 했꼬 원래 가트믄 마 건들지 말라고 했을낀데 워낙에 귀여워 해주고 머 손도 깨끗한거 같고 해서 그냥 있읏지요. 여튼간에 그렇게 동네 사람들한테도 손녀딸내미는 귀염 받고 있으니까네, 보고싶으시도 쪼금만 참으이소.
한달 넘게 살라고 왔고 인자 대충 일주일 됐는데, 인자는 쫌 적응이 된거 같기도 하고 그렇심더. 일단 편한거는 여는 대중교통 탈 때 개찰구가 따로 없고 그냥 타믄 되거든요. 아 짧게 여행오는 사람들은 그 종이티켓이 있으면 펀칭 하는 옛날 방식이 있긴 한데, 머 요새는 다들 휴대폰으로 하니까는머. 그라고 우리는 한달짜리 티켓 사놓으니까네 지하철이나 버스나 트램이나 그냥 막 탔다가 내리고 하는거는 참말로 편하데요. 아 그 트램은 알지요? 지상에서 타는 지하철 같은거 있다입니꺼. 그 머꼬 미스터선샤인 같은 시대극 보면 옛날에 서울에도 지상 전철 같은거 다니는거 있따입니꺼. 그런거 좀 머 현대화되고 그런기지머. 여튼간에 그거는 쫌 편하고, 아 마따 어제까지는 날씨가 진짜 마 와 이기 유럽의 여름이구나 할 정도로 날씨가 마 직이줬거든요. 근데 오늘부터는 바로 그냥 기온이 머 10도 정돈가 떨어지가꼬 어제만해도 사람들이 반팔 입었는데 오늘은 패딩 입고 댕기데요. 여튼 가을은 쪼매 흐린날이 만타캐가꼬 그건 좀 아쉽기는 합니더. 아 마따 그라고 일주일 동안 공원을 몇군데를 갔는데요. 일단 쇤부른 궁전에 있는 커다란 정원, 그담에 왕궁 뒷편에 있는 왕궁정원, 그리고 여기가 그 음악의 도시 아입니꺼. 특히 왈츠가 유명하고 여서 왈츠의 왕이라카는 요한 스트라우스 2세라는 사람이 있거든요. 그 사람 황금동상이 있는 시립공원, 그리고 아 이건 머 이름을 머라캐야되노, 그 아우가르텐이라고 하는데 여튼 그냥 또 왕가의 정원이고요, 그 담에 엄청 이쁜 교회가 또 있는데 그 교회에 붙어 있는 러셀공원이란 데도 가봤고 하이튼간에 공원이 참 많더라고요. 그라고 여기 아들 마 보면 여름되면 웃통 벗고 일광욕 한다입니꺼. 진짜 어제까지는 공원마다 다 그런 아들이 하나둘씩 있데예. 그래 태아도 안 타나. 우리는 마 맨날 썬크림 막 바르고 댕기는데. 여튼 아직 밤에 댕기는건 쪼매 쫄리긴 하는데, 그래도 인자 딱히 걱정되는거 없이 하루하루 지내고 있습니더. 아 여기 아들도 영어는 그래 잘 못하는거 같고예. 머 대부분 잘 통하긴 한데, 아예 못하는 사람들도 좀 있고 그렇데요. 근데 생각해보믄 그냥 독일어 억양을 내가 못 알아듣는긴가 싶고 그렇네예. 아 영어 공부 더 해야하는데. 난주 될랑가 모르겠지만서도 다 같이 한번 또 여 오믄 참 좋것네요.
어쨋든간에 머 여도 사람 사는데고, 이제 적당히 적응했고, 우리 둥이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하루하루 여유롭게 잘 지내고 있응께 넘 걱정 마시라는 겁니데이. 그람 나중에 또 영통하께요. 쉬시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