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민 Mar 31. 2024

파도 같은 삶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삶이 나에게 닥쳐온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모래 무덤에 목까지 묻혀

컥컥 막혀오는 모래를 뱉어내고 나면

머리 끝까지 차오르는 파도

딱 숨 쉴 틈만 주고 다시 밀려오는 짜디짠 소금물에


바다는 날 죽일 수 없다

파도는

딱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만 

삼킨다


파도에 멀리 멀리 밀려 가지도 못하고

무덤에 산 채로 묻혀

땅에 박힌 말뚝처럼 그렇게 삶을 감당한다


바다가 날 실어가 주면 좋을 텐데

작가의 이전글 하지 못한 말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