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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생일 축하해, 잘 지내?

보고 싶어서 그래.

by 영영 Jan 10. 2025

조용하던 카톡 채팅방에 반가운 알람이 울린다.

연락한지 5년은 넘은, 그렇지만 종종 생각나는 그녀의 답장이다.


아주 어릴 적 부터 누군가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시시콜콜한 일상을 나누는 일은 나에겐 드문 일이다.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하고 방해받지 않는 선을 좋아하는 내 성격 때문이다. 어릴 적 친구가 대문 밖에서 놀자고 소리쳐도 인기척을 줄이고 집에 없는 채 하던 나다.


아이를 낳고서도 공동육아, 하루종일 울려대는 채팅방이 곤욕스럽기도 하며 몇 끼니를 함께해도 집에 돌아가지 않는 상대 때문에 마음이 불편한 적도 있다.


나는 매번 연락하며 나의 마음을 표현하기보다 그저 조용히 마음속으로 잘 지내기를 바라는 언제만나도 편안한 그런 친구들이 좋다.


그 날은 종종 잘 지내는지, 잘 지내고 있기를 바라는 그 친구의 생일 + 1 날이었다. 카카오톡 생일알림의 순기능이다. 너무 오랜만이라 나의 생일축하문자가 어색해할 지언정 나는 그녀에게 안부를 묻고 싶다


생일축하한다는 짧은 축하와 잘 지내냐는 짧은 안부를 건낸다.

친구야 생일 축하해 _ ㅅㅇㅅㅌ친구야 생일 축하해 _ ㅅㅇㅅㅌ


곧 돌아온 답장에는 종종 널 생각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딱 이심전심(以心傳心)이다.


이 친구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무엇이던 재밌게 이야기하는 화법, 오리를 닮은 외모에 새하얀 얼굴이 떠오른다. 중학교때부터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던 그 친구는 내일 당장 만나도 똑같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친구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기대된다.


글쓰다 문득 떠오른 추억이 있다. 20대 젊은 우리는 친구의 좁은 자취방에서 조용히 속닥거렸다. 마음에 드는 사진이 찍힐 때 까지 사진을 강요해도 사진을 찍어주던 너도 떠오른다. 그때 그 굴다리 아래서 찍었던 사진을 찾아봐야겠다. 서울에서 광주까지 내 결혼식에도 와 주었던 고마운 내 친구.


곧 만날 내 친구에게 이 글을 보여준다면 두 손발이 오글거려 속이 미식거려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마 이 글로 우리는 낄깔거리고 있을지도.


시간이 흘러 발견한 친구의 시선에 내가 어떻게 비춰질지 모르지만 아무튼 나도 종종 널 생각했어. 난 잘 지내고 있오. 보고싶다 친구야~!



5년만의 연락이던 10년만의 연락이던 반갑게 맞아 준 친구에게 감사하다. 세월이 지나면 모든 것들은 변하기 마련이다. 히지만 아직 그대로인 그 친구와의 대화 덕분에 그녀와의 추억들도 아름답게 추억한다.


5년만에 연락해도 반갑게 맞아주어
고맙다 친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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