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과 오지랖은 한 끗 차이다.
요즘은 유달리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우연이라기엔 이상할 만큼 많다. 우주의 기운이 나를 좋은 쪽으로 데려가는 것인가? 잠시 상상하곤 피식거리게 된다.
알게 된 기간은 짧지만 오래 본 지인보다 나에 대해
더 잘 알아주기도 하고 궁금해하기도 하며 내가 필요한 조언을 오랫동안 생각하고 나눠준다.
물론 나의 행동에서 시작된 변화들이다. 내가 하고 싶은 길을 따라갔더니 내가 원하던 기회가 생긴다. 그 기회를 잡거나 놓치는 것도 나의 선택이다. 나에게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나는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
나의 상황을 나누고 싶은 사람은 내가 택한다.
종종 그 상대를 잘못 선택했을 때는 그 사람의 이야기만 듣다 오기도 한다. 어떤 경우는 나의 진심이 담긴 고민들을 아무렇지 않은 일로 만들어버리는 상대도 있다.
그 상대의 잘못은 아니다. 그는 단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뿐이다. 다만 그는 내가 왜 그 이야기를 꺼냈는지, 왜 고민을 하는지에 대한 공감보다 자신의 의견을 내기 바쁠 뿐이다.
내 얘기를 이해하긴 한 걸까? 그의 입이 움직이기 바쁘다. 그때 그 이야기는 조언도 의견도 아닌 오지랖이 된다. 오지랖도 관심일까?
난 생각을 길게 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말 아니라고 판단된 일에는 뒤 끝 있다.
인생에서 정말 힘들었던 일 중 하나가 올해 있었다.
내가 바뀌어야 할 일이라면 문제도 아니다. 나 이외의 것을 바꾸는 것은 할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어려운 일을 헤쳐나가는 과정에 대해서는 웬만하면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어차피 나의 선택과 결정으로 이뤄지는 삶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조언이 불필요할 때가 많다.
모든 상황을 나의 방식으로 잘 정리하고 난 뒤 지인을 만났다.
언니, 나 되게 힘들 일 있었어.
돌아오는 말은
난 요새 괜찮은데 ~.
띠용? 아주 놀라운 말이다.
그 순간 나는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 언니의 인생에 나는 무엇이었나?
내가 그녀에게 주었던 것들은 나 혼자만의 생각인가?
나는 상대를 잘못 택했다는 자책으로 나를 위로했다. 그리고 입을 다물기로 선택했다.
나는 단지 내 일에 위로받고 싶을 뿐이었는데
그리고 잘 해냈다는 말을 듣고 싶을 뿐이었는데
그녀와 함께하는 시간에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조언과 오지랖 그것은 한 끗 차이다.
의견과 주장도 한 끗 차이다.
누군가의 말을 듣는다.
그 사람 입장에서 그 사람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에 대해 집중한다.
좋은 대화, 함께 있으면 편안한 내가 되는 것은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바탕이다. 본인 스스로를 잘 아는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려 애쓰지 않는다. 주거니 받거니 그것이 내가 원하는 좋은 관계이다.
나는 내가 바라는 상대의 모습이 스스로가 될 수 있게 사려고 노력한다. 물론 그건 상대가 평가하겠지만 ^^...
누군가를 만나고 돌아와 오늘의 했던 말을 주워 담으며 후회하지 않고 싶다. 요즘 만난 좋은 사람들이 말한다.
‘네 마음이 제일 중요한 거야’라고.
오늘은 내가 한 말을 주워 담거나 후회하지 않는다.
왜냐면 나는 오늘 나를 위한 조언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 조언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이라 생각했다. 곧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나는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어 오늘도 감사하다.
우주의 좋은 기운이 나에게 온다.
그리고 그 기운은 내 주변에도 함께 깃든다.
사이비 같아도 어쩔 수 없다!
감사일기인지 넋두리인지 모를 감사일기 끝 !
24.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