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집순이 Jan 02. 2024

귀 기울여 듣고, 쓸데없는 말을 삼가기

자동 모드에서 벗어나자

딸이 "엄마 아빠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서도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그냥 고맙다고 하면 될 것을 나는 또 굳이 투 머치로 대답했다. 오래 살면 아플 일만 많아질 거라서 너무 오래는 살기 싫다는 내용이 나도 모르게 자동으로 튀어나왔다.


"아프면 오래 사는 거예요?"라는 딸의 역질문에 정신이 조금 제자리로 찾아오는 듯했지만 나는 또 그것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인간은 누구나 노화가 어쩌고...


참다못한 딸이 "아니 아니, 엄마 아빠가 그냥 건강하게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고요~ 죽을 날이 와도 어른일 때 죽는 거 말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고 오래 살다가 돌아가시라고요~"라고 말했다.




이처럼 아이들에게 대충 대답하는 게 습관이 되었고, 생각을 필터링하지 않고 나오는 대로 뱉어버리는 지경이 됐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아이들은 내가 무언가(일, 요리, 독서)에 집중하고 있을 때 말을 걸곤 한다. 집중을 깨뜨리긴 싫고 아이들에게는 상냥하고 싶어서 아이들 말을 다 듣지도 않고 대충 답하여 그 순간을 넘긴다. 아마도 그런 일들이 쌓이고 쌓여 이런 습관이 만들어진 게 아닌가 한다.


귀 기울여 듣고, 반응은 잠깐의 시간을 갖고 생각을 조금 하고 나서 해도 될 것 같다. 딸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말이다.

이전 16화 남들에게 내 아이 칭찬을 하기 어려운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