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짐, 우리의 길 - 유한한 삶, 소중한 인간관계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로 한 약속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인간관계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 실감하게 된다.
일보다 사람 때문에 힘들다는 말이 왜 생겨났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그 무게는 종종 내 마음의 평화를 무너뜨리곤 했다.
처음엔 모든 사람과 잘 지내고 싶었다.
불편한 분위기나 갈등이 생기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때로는 내 감정을 억누르고,
억지 미소를 지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그렇게 억눌린 감정은
결국 내 안에서 썩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했지만,
속으로는 점점 병들어갔다.
그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만든 함정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모든 관계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관계는 노력만으로 지켜지는 게 아니라,
방향이 맞는 사람과 함께해야 유지되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진심으로 대하더라도,
그 마음을 이용하는 사람은 존재한다.
그들은 친절을 무기로 삼고, 타인의 배려를 당연시했다.
그런 관계는 결국 나를 소모시키는 늪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더 이상 나를 지치게 하는 사람에게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로.
그건 냉정함이 아니라,
나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다짐이었다.
손절이라는 단어는 차갑게 들리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출발의 의미였다.
누군가를 버린 것이 아니라,
나를 구한 선택이었다.
그 선택 덕분에 나는 조금 더 평온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다.
처음엔 쉽지 않았다.
습관처럼 연락하던 사람에게 침묵을 지키는 일이 어색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용한 거리가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었다.
인간관계에도 ‘정리’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물건처럼 쌓아두기만 하면 결국 내 공간을 침범한다.
관계도 숨 쉴 틈이 있어야 건강하게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내 시간을 ‘의미 있는 사람’에게만 쓰기로 했다.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 나의 진심을 존중하는 사람 말이다.
그런 사람들과의 대화는 에너지가 되고, 다시 나를 살게 한다.
반대로, 만남이 끝나면 유난히 피곤해지는 사람이 있다.
그건 내 마음이 이미
그 관계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이다.
그런 신호를 무시하지 않기로 했다.
삶은 생각보다 짧고,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
그 한정된 자원을 불필요한 관계에 쓸 여유는 이제 없다.
진짜 중요한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것이 내 방식의 행복이다.
손절은 단절이 아니라 정돈이다.
엉켜 있던 관계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과정이다.
그 과정을 통해 비로소 나의 삶이 가벼워진다.
예전의 나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게 진짜 성숙한 인간관계의 시작이라고 믿는다.
직장은 특히 관계의 온도가 빠르게 변하는 곳이다.
어제의 동료가 오늘은 경쟁자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더더욱 관계에 선을 긋는 연습이 필요하다.
예의는 지키되,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기로 했다.
업무는 업무로, 관계는 관계로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경계 안에서야 비로소 내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내가 너무 냉정해진 건 아닐까?’
하지만 곧 깨닫는다,
그건 냉정함이 아니라 단단해진 것이라는 걸.
인생의 길 위에서 함께 걷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기에 나의 시간을 함께 쓰는 사람은 신중히 골라야 한다.
그게 내가 내 삶을 존중하는 가장 구체적인 방식이다.
이제는 누군가를 미워하는 데 시간을 쓰지 않기로 했다.
미움은 결국 나를 갉아먹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 시간에 차라리 내 마음을 단단히 다지는 편이 낫다.
삶은 유한하고, 관계는 그 유한한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소중한 시간은 소중한 사람에게만 쓸 것’이라고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