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의 위기(9)

엉키고 엉킨 실타래

by Moses Sung

“But.. But..”


아파트 회사 Director가 뭔가 쉽게 얘기를 못하고 뜸을 들여. 그러다가 가지고 있던 서류 중에 한 페이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We made a mistake in the contract.”


응?? 뭐를?? 가까이 다가가서 그녀가 가리키는 페이지를 봤는데 section이 Rental Insurance 야. 그리고 그 밑을 봤는데, 보험가입자 이름이.. 이름이.. 내 이름이 아니야. 이건 또 무슨 일이야..


미국의 아파트 보험은 아파트마다 조금씩 다르긴 한데, 대부분은 Tenants(세입자)가 보험회사를 찾아서 가입을 하고 그 가입한 증빙서류를 아파트에 제출하는 게 보통이야. 그 아파트의 보험은 다른 일반적인 아파트 보험 policy와 달랐어. 그 아파트 회사는 이미 특정 보험회사와 계약이 되어 있었고, Tenants는 아파트에게 매달 보험비만 아파트 렌트비와 함께 지불하면 되는 시스템이었어. 이후에 여러 아파트를 살아보니 흔한 시스템이 아니더라고.


계약서의 보험 가입자 이름을 보니, Asian 이름 같아.


아파트 회사 Director가 조급하게 물었어


”혹시 여기에 있는 이름 아는 사람 아니지? 너의 룸메이트이거나 아니면 혹시 다른 친구랑 같이 살거나…“


난 전혀 모르는 이름이라 모른다고 했지...


잠시 무거운 정적이 흘렀어. 정적을 깬 건, 아파트에서 자주 보던 아파트 오피스 매니저였어. 매니저는 우리가 있던 사무실로 들어오더니 이렇게 얘기하는 거야


”우리가 아마 보험회사에 Moses를 업데이트를 안 한 것 같아.. 보험 회사에서 우리에게서 업데이트받은 게 없다고 해”


그제야 내가 가졌던 의문이 풀리고, Director가 피해자들한테 해 준 행동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어. 이 친구들도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실수를 한 거야. 내 이름이 보험회사 기록에 없으니, 피해받은 피해자들의 주거지(아파트) 보상과 자신들의 건물 피해를 보험회사에 Claim(보험청구)하고 싶어도 못하게 된 거지.

그걸 눈치챈 Director는 피해자들에게 새로운 Unit(다른 아파트 호수)을 빨리 제공해 준 거지.


이 사건은 점점 꼬여가. 상황을 보면, 개인 피해자들은 나한테 보상을 받아야 하고, 나는 보상과 관해서 마트 사람들과 싸워야 하고, 아파트는 내가 가입한 보험 회사를 통해서 피해를 복구해야 하는데 본인들의 실수 때문에 어떻게 하질 못하게 된 거야. 그렇다고 이걸 나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거고.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지?? 이런 일이 벌어지려면 얼마나 재수가 없어야 가능한 건가?'


Director는 이제 웃음이 없어지고, 심각하게


"우리가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물어봐.


사실 이 글에서 내가 정말 쉽게 쓰고 있지만, 그때 나의 영어로는 저렇게 대화하는 걸 이해하느라 이미 머릿속은 과부하가 걸렸어.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오겠다고 하고, 화장실 가서 찬물로 세수를 한번 했어.


'정신 똑바로 차려야 살 수 있다.'


혼자 여러 번 되뇌었어.


사무실 밖으로 나와서 바람 쐬면서 머릿속에서 일단 영어를 버리고, 이 꼬인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했어. 그러다가 생각난 게 그 처음 보는 이름이 중국 사람의 이름처럼 보였어. 매니저 말로는 아파트 회사가 보험회사에 내 정보를 업데이트를 안 했으니까 아마도 내가 들어오기 이전 Tenant였을 거고, 난 Sub lease(재임대)로 들어왔으니 내 룸메이트가 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반사적으로 폰을 꺼내서 룸메이트에게 전화를 걸었어. 룸메이트가 전화를 받자마자 그 이름을 아냐고 물어봤어. 룸메이트는 놀라듯이


“엇? 너도 그 친구 알아? 어떻게 알아? 그 친구는 너 우리 아파트 들어오기 전에 나랑 같이 오래 살던 내 전 룸메이트야”


드디어 꼬인 실타래가 하나씩 풀리는 좋은 예감이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