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왕따 - 외전(2)

교수와 학생의 계약, 그리고 학교

by Moses Sung

이번 글은 내가 얘기했던 교수와 학생 그리고 학교에 대한 얘기야.


이 글을 쓰기 2주 전에 내가 살고 있는 미시간에서 현직에 있는 교수님과 저녁을 먹는 자리가 있었어. 이 국제 왕따 얘기를 직접 얘기해 드렸거든. 그랬더니 이 분의 얘기가 약간 충격이었어.


"아마 그 교수님이 아직 은퇴하지 않으셨고, 이미 Tenure(종신 교수 직위)를 받으신 분이라면 학교에서도 크게 제재하기 어려웠을 거예요. 기껏해야 연봉 협상 때 조금 불이익을 주는 정도? 그 정도일 거예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 시험 문제를 매년 똑같이 낸다면, 그건 분명 문제가 되는 일 아닌가? 이 교수님은 또 이렇게 얘기를 해주셨어.


"한 수업 안에서 교수와 학생은 일종의 계약 관계예요. 그리고 그 계약의 내용은 Syllabus(강의 계획서)가 전부죠."


"교수가 그 Syllabus대로 수업을 한다면, 그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거예요. 시험을 어떻게 내든,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하든. 그리고 학생은 처음 몇 주 동안 수업을 계속 들을지 아니면 듣지 않을지 선택할 수 있죠. 듣기로 결정했다면 그건 교수와 학생 간의 계약이 이루어진 거예요."


그러니까, 교수가 내 이야기 속 조교처럼 시험지를 유출하거나 부정행위를 하지 않는 이상, 예전 시험 문제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규정상 문제는 되지 않는다는 거였어. 다만, 그건 그 교수의 도덕적인 문제라고만 하더라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이셨어.


"교수는 Tenure 받으면 특별한 문제없으면 정년까지 일할 수 있어요."


주변 지인분들 중에 교수님이 한 3명 정도 계시는데, 항상 Tenure 받아야 한다는 말이 이제야 이해가 됐어. 궁금해서 이 교수님에게도 시험 문제 어떻게 출제하는지 물어봤는데, 이 분은 매년 다른 문제를 출제한다고 하시더라고. 결국 이건 교수님의 도덕적인 부분과 얼마나 부지런하냐에 따라 다른 거였어.


학교는 교수와 학생 사이에 뭔가 크게 해 줄 수 있는 곳은 아니더라고. 그나마 다행인 건 그 문제 있었던 조교가 학교에서 퇴출된 거. 그런 사람이 교수가 됐으면 진짜 교육의 미래가 어두웠을 거야.


다음 글은 국제왕따 외전의 마지막 글, 이 에피소드에서 나에게 가장 큰 힘이 된 시리아 친구에 대한 글이야. 이 친구의 이름은 Mohammed (실명인데 워낙 많은 이름이니 괜찮을 거야 ^^) 난 이 친구 덕분에 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어. 나보다 9살 많은 친구였는데, 나이와 종교를 뛰어넘는 진심 어린 우정을 보여줬어.


다음 글에서 들려줄게.